림일 탈북 작가

정부는 최근 동해 NLL 인근 해상에서 탈북한 북한 선원 2명을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했다. 동해 상에서 조업 중인 오징어잡이배에서 선장 등 16명을 살해하는 범죄를 저질러 보호 대상이 아니고 국제법상 난민으로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헌법에 따르면 북한 주민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더욱이 북한을 탈출해 남한에 귀순을 요청하는 사람이라면 더 그렇다. 이들이 설사 범죄를 저질렀다고 해도 우리 법정에 세우면 된다. 또 어른 7~8명이 탈 만한 작은 배에서 이들이 북한에 있는 공모자 한 명과 함께 16명을 살해했다는 것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 이들의 살인 혐의를 수사하는 데 필요한 증거가 남아 있는 배도 북으로 넘겼다.

탈북민 조사는 통상 3~4개월 걸리는데, 어떻게 사흘 만에 조사를 마치고 추방하나. 북한에 쩔쩔매는 정부가 북한의 송환 요구를 무조건 들어준 것은 아닌가. 정부는 왜 처음부터 국민에게 이 사실을 밝히지 않고 비밀리에 처리하려다가 언론에 발각되어 마지못해 설명했을까.

탈북 선원에 대해 충분하고 철저한 조사 없이 북한 당국의 의뢰를 받아 북한으로 강제 추방한 정부의 비정상적인 행위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 또 우리 국민이 얼마나 우습게 보였으면 이렇게 중요한 사건을 은폐하기에 급급했을까. 독재자 김정은의 눈치를 보는 게 다급해 이런 비극이 발생한 것이다. "사람이 먼저"라고 외쳐온 이 정부에 북한 주민은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가. 북한 주민에게는 인권도 없나. 김정은 독재 정권을 탈출해 살겠다고 찾아온 20대 두 청년을 사지(死地)로 강제 추방한 문재인 정권이 개탄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