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연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계기로 자유한국당 내부에서 당 쇄신과 물갈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 쇄신을 요구하며 당직 사퇴 의사를 밝혔던 30·40대 청년 당협위원장들은 17일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대해 "안타깝지만 당 쇄신의 신호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들은 "현역 의원 50% 이상을 물갈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대원(49) 한국당 경기 고양정 당협위원장은 본지 통화에서 "김 의원 불출마는 결국 터질 게 터진 것"이라며 "당이 이번에도 정신 차리지 못하면 이젠 지도부를 정면 겨냥한 비판이 줄을 이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대로면 전국에서 100석 미만, 수도권에선 20석 미만만 당선될 분위기인데 당이 위기감은 없고 정부 실정(失政)이라는 '로또'만 기다리고 있다"며 "초·재선과 중진 가릴 것 없이 현역 50% 이상을 교체해야 한다"고 했다.

김성용(33)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더 이상 한국당이란 깃발 아래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공유하는 세력이 모이긴 어렵다고 본다"며 "20대 국회에서 책임 있던 많은 의원의 용퇴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찬반을 떠나) 탄핵 사태에 대해 책임이 있었던 의원 대다수는 기득권을 내려놔야 한다"며 "(당 현역 전원 불출마를 주장했던) 김세연 의원 입장과 비슷하다"고 했다. 강명구(42) 서울 영등포갑 당협위원장도 "탄핵 사태에 책임이 있는 선배들이 책임은 지지 않고 이제 '혁신'을 논하고 있다"며 "혁신의 주체는 20·40세대 젊은 보수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례대표 절반은 청년·여성에게 주고, 당선권 지역구에도 2040을 전략 공천해야 할 것"이라며 "그래야 청년들도 우리 당에 들어와서 정치를 해보고 싶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들은 지난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누구 하나 희생을 자처하는 사람이 없다"며 당협위원장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인적 혁신과 자유 우파 통합 논의가 지지부진하다"며 "가장 큰 원인은 현역 의원들의 기득권 때문"이라고 했다.

이날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김대현(43) 강원 원주을 당협위원장은 "성명 발표 직후 일부 당직자가 '그럼 사표나 내라'고 반응했다. 이게 당의 현주소"라며 "쇄신에 필요하다면 현역 의원뿐 아니라 당협위원장까지도 전원 교체할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