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퍼진 개 구충제 ‘펜벤다졸’ 복용 후기를 영상으로 만들어 올리던 국내 한 유튜버가 최근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펜벤다졸 복용이 죽음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펜벤다졸 성분의 개 구충제

15일 유튜버 A씨의 딸은 A씨 유튜브 공식 채널에 "부친께서는 13일 14시 27분경 사망하셨다"는 글을 올렸다. 다만 A씨의 사망 원인이 펜벤다졸 복용 때문은 아니라고 밝혔다.

A씨의 딸은 "(사망) 원인은 암이 아닌 뇌경색과 그로인한 음식물 섭취 장애로 음식물이 폐로 들어가게되어 호흡부진으로 인한 폐 손상"이라며 "최근 몇달간 상태가 개선이 되어 혈관약 복용을 중단하셨고, 혈관을 생각하지 않고 음식조절을 하지 않은 것이 화근" 밝혔다.

스스로를 4기 직장암 환자로 소개한 A씨는 항암을 목적으로 펜벤다졸을 직접 복용하면서 그 후기를 영상으로 남겨왔다. 그는 지난 9월 20일부터 펜벤다졸 복용 후기를 올리기 시작해, 일주일마다 혈액검사 결과 변화를 공유해 ‘펜벤다졸의 기적’을 기대하는 환자들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A씨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2만7000명이 넘는다.

A씨의 딸은 "아버지는 힘든 와중에도 다른 암 환우분께 경과를 공유하고 소통하며 힘을 내시곤 하셨다"며 "암 환우분들께서 희망을 잃지마시고 꼭 완치되기를 기도하겠다"고 썼다.

한편 개 구충제 펜벤다졸이 항암에 효과가 있다는 주장은 지난 9월 4일 해외 유튜브 채널 ‘월드빌리지 매거진TV’에 개 구충제로 폐암을 완치했다는 미국의 한 남성이 소개되면서 화제가 됐다. 이에 폐암 말기를 진단받고 투병 중인 개그맨 김철민씨를 비롯한 국내 암 환자 여러 명도 펜벤다졸을 직접 복용하겠다고 나선 바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펜벤다졸이 사람에게는 어떠한 효과 입증되지 않았고, 간 독성 등 부작용 우려까지 있다고 경고하며 펜벤다졸을 복용하지 않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임상시험을 거쳐 항암제로 허가 받은 제품이 아닌 만큼 암 환자는 절대로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