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대마 및 마약 소지와 투약 혐의를 받는 홍정욱 전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의 장녀 홍모(18)씨에게 장기 징역 5년에서 단기징역 3년을 구형했다. 법정에 나온 홍씨는 "우울증을 겪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장의 질문에 그는 작은 목소리로 답했다.

12일 인천지법 제14형사부(표극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홍씨에게 장기 징역 5년~단기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홍씨가 투약하거나 반입한 마약이 LSD, 대마 카트리지, 암페타민 등 종류가 다양했다"며 "미성년자고 초범이지만 죄질이 중하다"라고 밝혔다.

이날 홍 씨는 울먹이며 선처를 호소했다. 홍씨 변호인은 "홍씨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깊이 뉘우치고 있다"며 "이번 일로 법의 엄중함을 절실하게 깨닫고 새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씨는 최후진술에서 "어렸을 때부터 우울증 등 정신 질환을 겪어왔지만 그것만으로 용서받지 못할 것을 알고 있다"며 "이번 사건 이후 치료도 성실히 받고 있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며 울먹였다. 또 그는 "많은 사람에게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며 "다시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변종 대마를 밀반입하려다가 공항에서 적발된 홍정욱 전 한나라당 의원의 딸 홍모(18)양이 12일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을 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홍씨는 재판이 끝난 뒤 검은색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법원을 빠져나갔다.

홍씨는 지난 9월 27일 오후 5시 40분쯤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공항에서 여객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던 중 액상 대마 카트리지와 LSD 등 마약류를 밀반입하다 입국 심사장 엑스레이(X-ray) 검사에서 적발됐다. 홍양은 과거 수차례 변종 대마를 흡연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선 검찰 조사에서 홍씨는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서 "밀반입한 대마 등을 다른 이에게 유통할 목적은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과 한국 복수국적을 갖고 있다. 올해 여름 미국의 기숙형 사립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현지 대학교에 진학한 것으로 알려진다.

홍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0일 오후 2시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