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미·중 무역 전쟁의 최대 수혜국으로 떠올랐다. 대만 영문 일간지 '타이완뉴스'는
5일(현지 시각) 유엔무역개발협회(UNCTAD)가 발표한 관련 보고서를 인용해 7일 이 같이 보도했다. 한국은 멕시코와 유럽연합(EU), 베트남과 일본에 이어 6위를 기록했다.

대만의 관광 명소 타이베이101 타워가 보이는 타이베이 중심가 풍경.

UNCTAD는 지난 5일(현지 시각) ‘중국에 부과한 미국 관세가 무역과 무역전환에 미친 효과(Trade and Trade Diversion Effects of United States Tariffs on China)’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올해 상반기 동안 무역전쟁의 두 당사국(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반사이익을 입은 나라들의 순위를 매겨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대 수혜국은 대만이었다. 올해 상반기 동안 대만의 대 미국 수출액은 42억달러(약 4조 8852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통신장비와 문구류 등 산업분야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높은 관세율로 인해 중국산 제품이 가격이 올라가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만 제품이 각광을 받은 것.

UNCTAD’가 지난 5일(현지 시각) 발표한 미·중 무역전쟁을 혜택을 입은 국가들의 순위. 한국은 베트남과 일본에 이어 6위를 기록했다.

대만은 올해 상반 미국 통신장비 시장에서 약 4억 9100만 달러(약 5670억원)의 이익을 얻었다. 베트남은 같은 기간 미국 통신장비 시장에서 약 11억 달러(약 1조 2705억원)의 수익을 올려 해당 분야 최고 수혜국으로 이름을 올렸다. 반면 중국은 미국 관세 부과 여파로 이 기간 해당 분야에 약 50억 달러(약 5조 7725억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전자장비 및 광물 분야에서 대만은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각각 2억 8700만 달러(약 3315억원), 2억500만 달러(약 2368억원)의 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타이완 뉴스는 관련 내용을 보도하면서 UNCTAD가 대만을 독립된 국가로 인정해 순위에 포함 시킨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대만을 ‘중국의 대만 지방(Taiwan Province of China)’이라고 ‘어색하게(awkwardly) 표기한 것에 대해서는 "중국의 눈치를 본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한편 해당 보고서에서 한국은 베트남, 일본에 이어 6위에 자리매김했다. 보고서는 같은 기간 한국이 약 9억 달러(약 1조원)에서 15억 달러(약 1조 7000억원) 사이의 수익을 올렸다고 전했다.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수자인롱(蘇建榮) 대만 재무부 장관은 "미·중 무역전쟁의 가장 큰 영향은 ‘홍색 공급망’ 내 대만 기업들이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것"이라고 대만중앙통신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홍색 공급망’이란 중국이 자국 부품을 사용해 완제품을 생산하는 자급자족식 공급망을 뜻한다.

무역전쟁이 장기화 되면서 홍색 공급망을 통한 핵심부품과 소재의 자급률을 2015년 40%에서 2025년 70%까지 올린다는 중국의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