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능력이 있는데도 '그냥 쉬는 인구'가 8월 기준으로 사상 처음 200만명을 돌파했다.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도·소매업을 중심으로 직원을 둔 자영업자도 급격하게 감소했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8월 비경제활동인구는 1633만명으로 1년 전보다 15만8000명(1.0%) 증가했다. 1999년 통계 작성 이후 같은 달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비경제활동인구는 일할 능력이 없거나, 일할 능력은 있지만 일할 의사가 없는 사람을 뜻한다.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를 물었을 때 '그냥 쉬었음'이라고 대답한 인구는 지난 8월 217만3000명에 달했다. 1년 전보다 34만9000명이나 늘어난 것으로,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쉬었음 인구가 비경제활동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3.3%로 역대 가장 높았다. 연령별로 보면 전년 대비 30대(0.9%포인트), 20대(0.4%포인트)에서 비중이 늘었으며, 60세 이상(-2.1%포인트)에서는 줄었다. 고용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20·30대 청년층을 중심으로 구직 활동을 포기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뜻이다.

또한 이날 통계청이 함께 발표한 '비임금근로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비임금근로자는 지난 8월 679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만2000명(0.9%) 감소했다. 비임금근로자는 자영업자와 돈을 받지 않고 일하는 가족 직원인 무급가족종사자를 뜻한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경기 침체까지 겹쳐 자영업자들이 고용을 줄이면서 '나 홀로 사장'만 늘었다. 직원을 둔 자영업자는 153만5000명으로 11만6000명(7.0%) 감소한 반면, 직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12만7000명으로 9만7000명(2.4%) 늘었다. 산업별로는 도소매업과 제조업 부문에서 비임금근로자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도소매업이 137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5만5000명, 제조업은 46만9000명으로 2만9000명 줄었다.

도소매업 비임금근로자는 같은 기준으로 관련 통계가 나온 2013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