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와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참석을 위해 태국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각)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11분간 환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만남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시한(22일 24시)을 18일 앞두고 이뤄졌다.

두 정상이 정식 회담이 아닌 '환담' 형식으로라도 만나 대화를 나눈 것은 작년 9월 유엔총회 이후 13개월 만이었다. 두 사람은 지난 6월 일본 오사카 G20 정상회의 때도 '8초 악수'만 하고 헤어졌다.

정의용 실장이 휴대전화로 찍은 '깜짝 만남' -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4일(현지 시각) 오전 태국 방콕에서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예정에 없던 '깜짝 환담'을 갖고 있다. 이날 환담은 약 11분간 이뤄졌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환담' 형식으로 만난 건 작년 9월 유엔총회 이후 13개월 만이다. 문 대통령의 즉석 제안으로 성사된 환담인 만큼 이 사진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휴대전화로 찍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양 정상은 양국 관계의 현안은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며 "문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보다 고위급 협의를 갖는 방안도 검토해 보자'고 제안했다"고 했다. 이어 "아베 총리는 '모든 가능한 방법을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도록 노력하자'고 답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의 대기장에서 각국 정상과 얘기를 나누다가 아베 총리가 들어오자 먼저 다가간 뒤 옆자리로 인도해 환담을 가졌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그러나 일본 외무성은 보도자료에서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징용 문제에 대한 일본의 원칙적인 입장을 확실히 전달했다"고 했다. 청와대가 지소미아 문제 등을 대화로 해결하기로 공감했다고 밝힌 것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가 (문 대통령과) 단독 환담을 하면서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을 준수하라는 일본 측 입장을 재차 밝혔다"고 보도했다.

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 고민정 대변인은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은 한국과 일본 기업이 (조성한 기금으로 위자료를 지급하는) '1+1'안(案)"이라며 "거기에서 더 제안한 것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일본은 '1+1'안 제안을 거부한 상태다. 외교 소식통은 "지소미아 파기 마감 시한이 다가오지만 양국 입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