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미 군사력 지표' 보고서에서 "北 대량살상무기 생산능력 포기 안해"

미국 워싱턴 해리티지 재단에서 30일(현지시각) 다코타 우드 선임연구원이 '2020년 미국의 군사력 지표'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으며 중거리 미사일에 핵무기를 장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한 미국 싱크탱크 보고서가 나왔다. 북한은 중국, 러시아 다음으로 동아시아 역내 안보를 위협하는 세력이 됐다는 것이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이날 미국의 민간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은 ‘2020년 미 군사력 지표’(2020 Index of U.S. Military)라는 보고서를 내고 "북한은 이미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고, 중거리 미사일에 핵무기를 장착할 수 있게 됐으며 미사일을 미 본토까지 날릴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북한은 대량살상무기(WMD) 생산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위협 행동’(Behavior of Threats)과 ‘위협 역량’ (Capability of Threats), ‘미국의 필수적 이익에 대한 위협’ (Threats to U.S. Vital Interests) 등 3가지 기준을 토대로 조사 대상의 위협 수준을 분석했다. 북한의 경우 ‘위협 행동’은 세 번째로 높은 ‘시험 중’(Testing), ‘위협 역량’은 두 번째로 높은 ‘축적 중’(Gathering), ‘미국의 필수적 이익에 대한 위협’은 두 번째로 높은 ‘높음’(High)으로 분류됐다. 두 차례의 미·북 정상회담에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생산이 줄어들지 않았고 미 정보당국들은 오히려 핵 물질 생산이 증가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와 중국은 북한보다 ‘위협 행동’ 부문에서 한 단계 높은 ‘도발적’(Aggressive)으로, ‘위협 역량’은 최고 등급인 ‘위협적’ (Formidable)으로 분류됐으며, 중국은 인도태평양 역내 가장 큰 위협으로 지목됐다.

보고서는 또 미국 육·해·공군과 해병대뿐 아니라 핵 대비태세 모두 이같은 세계적 위협에 대처하기에 미흡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보고서 공동저자인 다코타 우드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이날 설명회에서 "미국은 냉전 시절처럼 더 이상 2개 이상의 전선에 개입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부상하는 역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동맹들의 공정한 분담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특히 일본의 국내총생산 GDP 대비 군비 지출이 1%대에 머물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역내 군사력 동원력의 한계를 언급했다.

보고서 공동저자인 토머스 스포어 예비역 육군 중장은 VOA에 "한국도 당연히 역내 역할 분담을 늘려야 한다"며 "미국은 한국이 북한에만 국한하지 않고 중국의 역내 위협에 대해서도 위협 인식을 공유하길 바라며, 특히 중국의 군사력과 역내 미군 병력 규모 등을 고려할 때 가용한 모든 동맹국들의 공동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