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광장 정치 부작용 많다

얼마 전 광화문광장과 여의도에서 열린 집회를 가까이에서 목격할 기회가 있었다. 보수 및 진보 진영으로 나뉘어 서로 반대되는 주장을 하고 있었다. 정치권은 언제까지 자신의 세(勢)를 과시하며 광장이나 길거리에서 구호만 외칠 것인가. 정부와 국회는 무얼 하고 있길래 사회적인 갈등이 생길 때마다 각종 단체 회원이나 국민이 길거리로 뛰쳐나오게 만드는가. 예를 들어 대학 입시 관련 현안이 생기면 국가교육회의, 학부모협의회, 교수협의회, 전교조 등 관련 단체·기관이 한자리에 모여 토론하면 해결 방안이 나올 것이다. 이런 식의 타협과 조정의 자리를 만드는 게 정부와 국회가 할 일이다. 이들을 설득하고 협력하도록 하는 게 리더의 역할이다. 우리 사회의 불통·불복 문화로 인한 사회적 갈등 비용이 200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갈등 조정 능력이 없다면 정부와 국회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권력 투쟁은 더 심해질 것이다. 정치적 갈등으로 길거리에서 국력을 소모하고 국민을 분열시키는 행태는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홍석기·서울디지털대 겸임교수


'사이버 폭력' 악플 처벌 강화해야

가수 겸 배우 설리가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이후 악플(악성 댓글)이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입안에 도끼 들었다'는 말이 있다. 말 한마디에 상대를 해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의미다. 인터넷이나 SNS상에서 익명으로 올리는 수많은 악플은 당사자에게 무서운 폭력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악플을 줄이기 위해서는 사이버 폭력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 청소년들에게 익명에 기댄 악플은 살인에 가까운 범죄 행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숙지시키고, 온라인상에서의 성숙한 에티켓을 체계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또 지난 6월 음주 운전의 단속과 처벌 기준을 강화한 '윤창호법' 시행 이후 음주 사고가 감소했듯이 악플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지금도 사이버 명예훼손죄와 모욕죄 등이 있지만 벌금형 등에 그쳐 악플을 막기 힘들다는 지적이 많다.  /권진희·대구 수성구


의원 수 확대, 설득력 없다

최근 선거법 개정안과 맞물려 국회의원 정수를 확대하자는 논의가 여권과 일부 야당에서 나오고 있다. 의원 수를 줄여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늘리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지금까지 의원 수가 부족하고 선거제도가 잘못돼서 국회가 제 기능을 못하고 국민으로부터 원성을 샀는지 묻고 싶다. 수많은 민생 법안을 방치한 채 정쟁과 편 가르기를 일삼으며 억대 연봉과 온갖 특권을 누리는 의원 수를 늘리는 게 과연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필요한지 의문이다. 국회는 권력 투쟁과 정쟁에 앞서 민생에 신경 쓰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 달라. 국민 혈세가 들어가는 의원 수 확대를 담은 선거법 개정을 국민에게 설득하는 것은 그 다음이다.  /최경애·서울 성북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