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휘경공고 자동차 정비 실습장에서 작업복을 입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학생 3명과 함께 15분간 차체 도장 작업을 했다. 조 교육감은 이날 2시간에 걸쳐 자동차 정비, 용접 작업 등을 실습했다. 그가 자리를 옮길 때마다 교사 1명과 학생 2~3명이 도움을 주려고 따라붙었다. 10여명의 기자가 현장 취재를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틀 전 보도자료를 배포했었다. 학교 곳곳에 "교육감님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22일 서울 동대문구 휘경공고에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자동차 정비 실습을 하고 있다.

조 교육감은 이 학교를 시작으로 선일이비즈니스고, 경기기계공고 등 특성화고 3곳에 나흘간 출근한다. 직접 현장에 가서 특성화고 발전 방안을 찾겠다는 취지다. 그는 지난해 11월 혁신학교인 인헌고로 닷새간 출근한 적이 있다. 올해 서울 특성화고 70곳 중 38곳(54.3%)은 미달 사태를 겪었다. 휘경공고도 지난해 처음 미달이 나면서 충원율이 52%로 떨어졌는데 올해는 절반도 못 채운 42%에 그쳤다. 한때 70%를 웃돌던 휘경공고 취업률은 4년째 절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는 졸업생의 46%만 취업에 성공했다.

'특성화고 위기'가 몇 년째 계속되자 교육감이 직접 학교로 출근한 것인데, 교육계에선 '보여주기식 행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날 조 교육감은 "인구 절벽 시대에 특성화고 학생 감소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국내 특성화고에 개발도상국 유학생을 데려오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라고 밝혔다. 서울교육청은 아시아개발은행(ADB)과 교육청이 절반씩 분담해 유학생들에게 학비·체재비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한 특성화고 교사는 "국내 학생 취업도 어려운 판에 예산을 들여 외국인을 데려오는 것이 어떻게 특성화고 대책이 되느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