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2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특별위원회 태스크포스(TF)팀에 대한 표창장 수여식을 열었다. 이날 오전 문재인 대통령 2020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이 끝난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다. 나 원내대표가 수상 의원 이름을 부를 때마다 의원들 사이에서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일부에서 "주광덕 하나 더 줘라", "조광덕(조국 저격수 주광덕을 의미)은 두 개 줘", "곽상도 세 장 줘라", "민경욱은 왜 안 주는가" 등의 농담이 터져나왔다. 조 전 장관 인사 청문 과정에서 자녀 부정 입학 의혹과 사모펀드, 웅동학원 관련 비리 의혹을 터뜨린 데 대한 당 차원 표창이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왼쪽)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조국 인사청문회대책TF 유공 의원과 당직자들에게 표창장을 수여하고 있다.

이날 표창을 받은 한국당 의원들은 조 전 장관 국회 인사청문위원장을 맡았던 여상규 의원과 청문위원으로 참여한 김도읍·김진태·이은재·장제원·주광덕·정점식 의원이 받았다. 청문위원은 아니었지만 장외(場外)에서 조 전 장관 관련 의혹을 제기하며 '지원 사격'을 한 곽상도·김종석·박성중·송언석·윤한홍·최교일 의원과 김용남 전 의원도 표창을 탔다.

나 원내대표는 의총 모두발언에서 "이번 국정감사는 '조국 난감 국감'으로 치렀다. 이번 전쟁에서 작지만 아주 큰 승리이자 새로운 물꼬를 틀 수 있는 승리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지명 후 제일 먼저 국민의 분노를 자극할 수 있는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장학금 관련된 의혹을 밝혀낸 분이 곽상도 의원이었다. 그 기사가 최초의 물꼬를 텄다"며 "주광덕 의원은 가장 많은 어젠다를 발굴하셨고 김용남 전 의원은 최초로 사모펀드 의혹을 제기했다"고 했다.

한국당의 이날 표창 수여식을 두고 당 안팎에서는 '조국 대전(大戰)'을 승리로 이끈 데 대한 자축 파티 같다는 말이 나왔다. 한 당직자는 "탄핵 사태 이후 문재인 정권에 '적폐'로 몰려 바닥까지 몰렸던 한국당 입장에서 조국 사태는 대여(對與) 전투력 회복의 전기가 된 측면이 있다"고 했다. 다만 당내 일각에서는 이런 유의 이벤트가 조 전 장관 사태가 우리 사회에 가져온 의미를 희화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수도권 지역의 한 의원은 "조 전 장관에 분노한 민심은 우리 사회의 무너진 공정과 정의에 대한 갈구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며 "한국당이 이런 유권자들의 요구를 어떻게 담아낼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대안을 보여주기도 전에 조국 하나 몰아냈다고 자화자찬하는 게 어떻게 보여질 지 모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