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에 대한 교육계의 기대가 높다. AR·VR을 활용하면 더 높은 교육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 얘기다. AR·VR을 이용한 학습 효과가 책·강의 등 전통 교육 방식보다 2.7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특히 실습이 필요한 직무·직업훈련 분야에서 보고 만질 수 있는 '실감형' 교육으로 큰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가능성에 주목해 AR·VR 기술을 직무·직업훈련에 접목한 곳이 '빅스스프링트리'라는 교육기업이다. 서정호 빅스스프링트리 대표는 2016년 청년창업사관학교 지원을 받아 창업했고, 경남창조혁신센터 지원사업을 통해 개발한 AR·VR 기술을 활용해 중장비 정비 안전교육 플랫폼을 두산중공업에 납품, 주목을 받았다.

서정호 빅스스프링트리 대표는 항공정비 경험을 살려 창업에 나섰다. 특히 중소기업에서 기술자가 이탈하면 핵심기술도 실전(失傳)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중장비 정비 교육용 VR·AR 직업훈련 설루션을 개발했다.

"중장비를 정비할 때 가장 중요한 게 안전인데 대다수 생산현장에선 도외시되고 있어요. 안전교육을 하자고 중요한 중장비를 가동하기엔 부담이 크기 때문이죠. 빅스스프링트리는 중장비 정비 환경을 AR·VR 기술을 활용해 구축하고, 이를 실제처럼 시뮬레이션해 정비할 수 있게 했습니다."

빅스프링트리의 이 기술이 중요한 것은 숙련공이 가진 기술 노하우를 고스란히 후임 기술자에게 전수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숙련공 1명이 퇴직하면 1개 기술이 사라진다고 할 만큼 기술 보전이 어려운 제조업계엔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다.

"중장비 정비는 장비를 운용해보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기술을 숙달하는 게 중요합니다. 실제로 장비를 다뤄보지 않으면 후임 기술자에게 전수할 수 없는 부분이에요. 기술 교본이나 장비운용 매뉴얼에는 담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보니 제조업계에선 기술 상실 현상이 자주 발생합니다. 저희는 AR·VR 기술을 활용해 중장비 정비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도록 했고, 이 과정에서 숙련공이 후임 기술자에게 전수하는 내용 등이 모두 저장되도록 설계했어요. 자연스럽게 기술 축적이 이뤄지죠."

빅스스프링트리는 이런 훈련 패키지를 일종의 플랫폼으로 구축해 직무·직업훈련이 필요한 곳에 납품한다. 두산중공업에 이어 경남테크노파크의 지원사업을 통해 인근 산업단지 내 제조업체에도 공급하고 있다.

이런 기술력과 성과를 인정받아 글로벌 IT 전문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의 공식 파트너로 협력을 시작했고, 지난해 5월엔 국내 최대 정보통신기술 종합전시회인 월드IT쇼에서 혁신기술상도 받았다. 그보다 앞서 3월엔 독일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규모의 사무기기·정보통신 분야 박람회 세빗(CEBIT)과 2018 유럽 가전전시회(IFA)에도 참여해 주목을 받았다.

AR·VR 기술의 가능성을 확인한 서 대표는 교육과의 접목에도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는 경남도교육청의 VR 활용 교육 콘텐츠 개발 프로젝트도 수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래교육과 손잡고 VR로 옥수수의 성장과정을 체험하는 스마트폰 앱을 개발했다.

"빅스스프링트리의 기술력이 교육 효과가 뛰어날 뿐 아니라 교육관리에도 활용할 수 있어 먼저 협력을 해보자는 제의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수학 퍼즐과 식물성장 등 시공간을 넘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콘텐츠를 출시하게 됐습니다.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더 많은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출시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