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KBS 여성 기자에 대한 성희롱 발언이 나와 논란이 된 가운데, 과거 친여(親與) 인사들이 내뱉었던 여성 비하·성폭력적 발언 등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현 여권을 지지한다면서 '진보적 가치'를 운운해왔지만, 정작 성평등 이슈에서는 "평균에도 못 미치는 마초적 인식을 갖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좌파 성향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 멤버들은 모두 관련 전력이 있다. 정봉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출마한다고 선언했지만 대학생 성추행 의혹이 불거져 출마를 접었다. 정 전 의원은 이 의혹 보도가 허위라고 주장했다가 무고죄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방송인 김어준씨는 자신이 진행하는 SBS 방송 프로그램에서 정 전 의원에게 유리한 증거를 보여줘 논란을 빚었다. 성범죄 의혹이 한창일 때,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 편을 든 것이다. 김씨는 이 방송에서 '미투(Me too)' 운동에 대해 "문재인 정부와 진보적 인사를 겨냥한 공작으로 변질될 것"이라고 한 적도 있다. 이 방송은 방송통신심의위 제재를 받은 뒤 폐지됐다.

같은 나꼼수 멤버인 김용민씨는 2004년 "살인범을 풀어 콘돌리자 라이스(미국 전 국무장관)를 성폭행해 죽여야 한다"고 말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파문이 일었다. 그 말에 대해 과거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은 "교통신호 어긴 것쯤(과 비슷한 일)"이라고 옹호했다. 탁 위원은 2007년 저서에 '등과 가슴의 차이가 없는 여자가 탱크톱을 입는 것은 남자 입장에선 테러' '파인 상의를 입고 허리를 숙일 때 가슴을 가리는 여자는 그러지 않는 편이 좋다'고 써 문제가 됐다.

하지만 여성 단체들은 이 같은 친여 인사의 성폭력·성차별 행위에 침묵하거나 미지근한 대응을 해왔다. 작년 1월 검찰에서 미투 논란이 불거지자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비판 성명을 발표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유시민 이사장 방송의 '성희롱 논란'에 대해서도 여성 단체들은 아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여성단체들이 진영을 따져가며 비판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여성 비하, 성차별로 논란이 됐던 이 인사들은 '조국 사태'에선 비상식적인 두둔 발언을 쏟아냈다. 김어준씨는 현재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에서 "조국 전 장관 딸의 SAT 점수가 2200점에 가깝다"는 '허위' 주장을 했다. 탁현민 위원은 16일 페이스북에 "도구로서의 그(조 전 장관)가 아닌 인간으로서 그를 보라고 말하고 싶다"고 썼다. 유시민 이사장은 유튜브에서 "(정경심씨의 PC 반출은) 증거인멸이 아니라 증거보전"이라고 해서 '혹세무민'이란 비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