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사진〉 국무총리의 사퇴설이 15일 다시 제기됐다. 총리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여권에서는 "이 총리가 물러나는 건 시간문제"라며 "'조국 사태' 등을 수습하고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려면 이 총리 같은 간판이 필요하다"는 말이 꾸준히 나온다.

문화일보는 이날 이 총리가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식 참석 등을 위해 오는 22~24일 방일한 뒤 총리직에서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이 총리,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등이 참석한 주례 회동에서 사퇴 이야기가 나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총리실은 즉각 "14일 회동에서 그 같은 내용이 논의된 바 없고, 방일 이후 총리의 일정에도 아무런 변동이 없다"며 보도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여권에서는 "이 총리가 총리직을 내려놓고 당을 위해 일해야 할 때"라는 말을 많이 하고 있다. 이 총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선 주자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때문에 민주당 내에서는 이 총리가 당으로 돌아와 총선에서 '간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올 상반기부터 제기돼 왔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해찬 대표의 친문 성향 강경 이미지가 선거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중도층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 이 총리가 나서서 함께 총선을 치러야 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 총리가 선거대책위원장 등을 맡거나, 종로· 세종 등 상징성 있는 지역에 출마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하지만 종로는 현역 의원인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재도전의 뜻을 완전히 접지 않은 상황이다. 세종도 이해찬 대표가 불출마를 선언했으나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이낙연 선대위원장' 카드도 이 대표가 총선을 당대표 체제로 치르겠다는 뜻이 강하다는 게 변수다.

이 총리도 사퇴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대철 전 민주당 대표는 본지 통화에서 "여러 차례 이 총리에게 '이제 (총리를) 그만둘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했는데, 이 총리도 웃으면서 '저는 항상 그만둘 준비가 돼 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총리실 관계자 역시 "이 총리가 언제 물러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늦어도 연말까진 사퇴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 등 여권 핵심에서는 '조국 사태' 이후 민심을 달래고 호남 지지층을 확고히 하기 위해 이 총리가 계속해서 총리를 맡아줄 것을 바라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후임 총리를 정하고 청문회를 하면 또 어떤 일이 터질지 모르는데 이 총리처럼 안정성 있는 분이 계속 있어주는 게 정권에는 큰 도움"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