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사퇴한 14일 오후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조국 장관의 뜨거운 의지와 온갖 어려움을 묵묵히 견디는 자세는 검찰 개혁의 큰 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과 언론에는 '자기 개혁'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이번에 우리 사회는 큰 진통을 겪었다.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국민께 매우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하는 등 '송구'라는 표현을 두 번 사용했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의 언급은 두 달여간 논란만 빚다가 물러난 조 장관을 감싸고 '책임'을 검찰과 언론에 돌리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조 전 장관 일가의 입시 부정과 사모펀드 및 사학재단 비리 의혹에 대한 명확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문 대통령은 "조국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환상적인 조합에 의한 검찰 개혁을 희망했다"며 "꿈같은 희망이 되고 말았다"고 했다. 이어 "검찰 개혁에 대한 조국 장관의 뜨거운 의지와 이를 위해 온갖 어려움을 묵묵히 견디는 자세는 많은 국민에게 다시 한번 검찰 개혁의 절실함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며 조 전 장관을 추켜세웠다. 검찰에 대해서는 "검찰이 스스로 개혁의 주체라는 자세를 유지해 나갈 때 검찰 개혁은 보다 실효성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언론을 향해 "의미가 있었던 것은 검찰 개혁과 공정의 가치, 언론의 역할"이라며 "언론 스스로 그 절박함에 대해 깊이 성찰하면서 신뢰받는 언론을 위해 자기 개혁을 위해 노력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언론의 역할에 대해서는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라면서도 그같이 밝혔다. 야당들은 "잘못된 인사(人事)로 나라가 두 동강 났는데도 아전인수식 해석과 유체 이탈 화법으로 버티던 문 대통령이 결국 민심(民心)에 백기를 든 것"이라며 "엉뚱하게 언론에 화살을 돌리고 자신의 인사 책임은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