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열린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월성원전 1호기의 영구 정지를 안건으로 다뤘으나 야당 측 추천 위원들의 문제 제기로 심의 자체를 뒤로 보류했다. 이 위원들은 '국회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의 근거였던 경제성 평가에 왜곡 의혹이 있다며 감사원 감사를 의뢰했으니 그 결과를 보고 나서 심의하는 게 맞는다'고 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작년 6월 15일 날짜와 장소를 하루 전 통보하는 편법으로 이사회를 열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의결할 때 이유로 댔던 것이 '경제성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한수원은 이사들에게 정작 경제성 평가 보고서를 보여주지 않았다. 두 쪽짜리 요약엔 월성 1호기 미래 가동률을 '80%, 60%, 40%' 세 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해놓고 40% 쪽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경제성 없음'으로 결론 내렸다는 것이다. 월성 1호기는 1983년 4월 상업 운전 시작 이후 35년 평균 가동률이 78.3%였다. 다만 2016년 경주 지진에 따른 장기간 정비로 2017년 가동률이 40.6%로 떨어진 적이 있다. 한수원은 이 특수한 경우를 빌미 삼아 폐쇄 결정을 밀어붙인 것이다.

야당 의원이 한수원으로부터 받은 경제성 평가서는 주요 수치들을 검게 덧칠해 볼 수 없는 상태였다. 별도 경로로 확인해봤더니 평가서에서 가정한 원자력 전기 판매 단가가 실제보다 6.5~10.9% 낮게 책정돼 있었다는 것이다. 월성 1호기를 폐기하기 위한 숫자 조작의 의심이 든다.

월성 1호기는 2009~2011년 7000억원을 들여 핵심 설비들을 새것으로 교체했기 때문에 운전유지비와 연료비만 있으면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당연히 경제성이 좋을 수밖에 없다. 2014년 국회 예산정책처도 6개의 각종 시나리오를 적용해 경제성을 평가해봤는데 어떤 시나리오에서도 경제적 이득(1395억~8042억원)이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감사원은 한수원의 누가 경제성 평가 조작을 주도했는지 밝혀내야 한다. 하지만 감사원장도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이다. 이 감사원이 문재인 탈원전의 황당한 내막을 있는 그대로 밝혀낼 것인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