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삼성디스플레이와 충청남도의 신규 투자 협약식에 참석해 "국민들께 좋은 소식을 전해주신 이재용 삼성 부회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양승조 충남도지사를 비롯해, 함께 해주신 기업인, 대학, 연구기관,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삼성에 대해서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의 좋은 모범", "삼성디스플레이의 과감한 도전을 응원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10일 오전 충남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이 부회장을 콕 찍어 감사하다고 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작년 7월 인도 노이다 삼성전자 신공장 준공식, 올해 1월 기업인과의 대화, 올해 4월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 등에서 공개 발언을 했지만 이 부회장에게 '감사하다'는 표현을 쓴 적은 없었다.

국정 농단 사건과 관련해 구속됐던 이 부회장은 지난 2017년 1심에서 징역 5년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하지만 지난 8월 대법원이 이 부회장의 뇌물·횡령 혐의에 대해 뇌물 액수를 늘려 다시 심리하라며 파기환송했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 대해 감사의 뜻을 공개적으로 나타낸 것이어서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충남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서 열린 협약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의 판도를 바꾸며 1위를 지켜내는 것이 중요한데, 지난 7월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3조 원 투자 발표에 이어, 오늘 삼성디스플레이의 신규투자 발표로 그 전망이 매우 밝다"면서 "세계시장의 흐름을 제때 읽고 변화를 선도해온 우리 기업에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오늘 삼성디스플레이와 소재·부품·장비 분야 중소기업 간에 상생 협력 MOU가 체결된다"며 "특정국 의존도가 높은 디스플레이 핵심소재·부품·장비의 자립화를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삼성디스플레이와의 협력을 통해 디스플레이 핵심장비를 국산화한 중소기업, ‘그린광학’의 사례는 핵심 부품·장비의 자립화라는 면에서도,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이란 면에서도, 좋은 모범이 됐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신규투자 협약식은 세계 1위 디스플레이 경쟁력을 지키면서 핵심소재·부품·장비를 자립화하여,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디스플레이, 제조 강국’으로 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정부는 삼성디스플레이의 과감한 도전을 응원하며 디스플레이 산업혁신으로 기업들의 노력에 함께 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디스플레이 산업은 우리나라 제조업 혁신의 근간"이라며 "최근 출시된 ‘갤럭시 폴드’와 같은 획기적인 제품도 우리의 디스플레이 경쟁력이 없었다면 세상에 빛을 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세계 1위의 OLED 경쟁력을 바탕으로,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도 선점해야 한다"면서 "정부는 이를 위해 향후 7년간 4000억원의 대규모 예산을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개발에 투자할 것"이라고 했다. 또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상생 협력모델을 구축하여, 디스플레이 산업의 생태계를 혁신하겠다"면서 "충남 천안에 신기술을 실증·평가하는 디스플레이 혁신공정 테스트베드를 구축하여 소재·부품·장비 기업이 개발한 신기술이 빠르게 상품화되도록 하고 OLED 장비의 핵심 부품 개발에 대한 지원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