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실무 회담이 5일 열린다. 트럼프는 북의 SLBM 발사에 입을 닫았다. '탄핵' 궁지에 몰린 트럼프가 어쩌지 못할 것이란 북한 계산이 맞아떨어진 셈이다. 트럼프가 고철 수준인 영변 핵시설 폐기를 대가로 핵심 제재를 풀어달라는 북한 요구를 사실상 들어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 한 매체는 "트럼프가 '영변+α'의 대가로 대북 석탄·섬유 수출 제재를 3년간 유예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지금 북핵 위협은 영변이 아니라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수십 발의 핵무기와 핵물질·시설에 있고 석탄과 섬유는 북의 1·2위 수출품이다. 영변과 제재를 잘못 바꾸면 북은 핵보유국이 된다.

5100만 국민의 안위가 위기인데도 우리 외교·안보 라인은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다. 외교장관은 '투명 인간'이다. 그 장관을 제치고 전면에 나선 청와대 안보실 차장은 고압적이고 독선적 태도 때문에 연일 구설에 오르고 있다. 의전 실수를 한 외교관이 그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니 이것이 정상적인 조직인가. 청와대는 의전 실수에 대한 전면 조사를 한다고 한다. 북이 SLBM을 쏘았는데 한국은 빠지고 미·일 국방장관끼리만 통화했다. 우리 국방장관은 북 SLBM 도발이 "남북 군사 합의 위반은 아니다"고 감싸더니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북한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다 DMZ에서 돼지열병에 걸린 멧돼지 사체가 발견되자 하루 만에 멧돼지 전부 사살과 헬기 방역을 한다고 난리다. '북한 멧돼지 눈치까지 보느냐'는 말이 안 나올 수 없다.

정작 미·북이 만나는 스웨덴에 외교부는 간부급을 한 명도 보내지 않았다. 북이 '한국은 빠지라'고 했다고 기본 책무를 포기하나. 북핵 최대 피해국이 북핵 협상장에서 빠지는 것도 모자라 '귀동냥 외교'마저 포기하려 한다. 관심은 오로지 '김정은 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