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36·사진·구속기소)이 의붓아들도 살해했다는 경찰의 결론이 나왔다.

고유정 의붓아들 사망 사건을 수사한 충북 청주상당경찰서는 고유정의 범행으로 결론 내리고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은 고유정과 현 남편 홍모(37)씨를 살인과 과실치사 혐의로 각각 입건해 수사해왔다. 경찰은 홍씨에 대해서는 무혐의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6개월간의 수사 자료를 토대로 국내 저명한 법의학자를 비롯한 법률자문가와 프로파일러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자문을 거쳐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경찰은 범행 도구 등 직접적인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다. 그러나 홍씨의 모발에서 검출된 수면유도제 성분과 의붓아들 사망 전후 의심할 만한 여러 정황 증거를 바탕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유정 의붓아들 A(5)군은 지난 3월 2일 오전 10시 10분쯤 충북 청주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군이 엎드린 채 전신이 10분 이상 눌려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견을 냈다.

한편 고유정은 이날 제주지법에서 열린 4차 공판에서 전 남편을 살해한 것은 전 남편의 성폭행을 피하기 위한 우발적 범행이었다고 재차 주장했다. 고유정은 이날 10분간 모두 진술에서 "저녁 후 아이가 수박을 달라고 하여 준비하는데 뒤에서 그 사람이 몸을 만지기 시작했다"며 "몸을 피했지만, 칼을 들고 쫓아온 전 남편과 엎치락뒤치락하던 중 칼이 잡혔고, 그 사람을 찔렀다"고 주장했다. 고유정은 "한순간에 성폭행과 죽음이라는 순간을 겪게 돼 제정신이 아니었다"며 "제가 저지르지 않은 죄로 처벌받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