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 매사추세츠주(州) 보스턴에서 만난 민주당 매사추세츠 지부 이사 코리 비스비(22)의 사무실 벽은 포스터로 도배돼 있었다. '나는 투표하겠습니다(I Will Vote)'라는 구호가 적힌, 청년층 투표 독려 포스터였다. 책상 위 액자엔 케네디 전 대통령이 했다는 말이 적혀 있었다. '한 사람이 변화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변화를 위해) 애써야 합니다.'

한국 국회의원 중 30대 이하 연령층은 1%인 3명뿐이다. 20·30대가 한국 인구의 27%를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미하다. 미국은 하원 의원 중 30대 이하가 33명으로 약 8%에 달한다. 비스비와 한국 청년의 정계 진출 확대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한국계 입양아인 그는 한국 정치 지형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정치를 통한 변화를 꿈꾸는 한국의 청년들이 청년 비례대표제(비례대표 중 특정 비율을 청년에게 할당하는 방식. 주요 정당은 도입 여부를 검토 중이다)같이 기존 정당이 만드는 '문법'에 의존해서는 한계가 있습니다. 어렵겠지만 청년 후보자들이 지역구에서 세력을 키우고 힘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젊음을 곧 미숙함과 연결짓는 한국의 문화도 좀 바뀔 필요가 있겠지요. 한국은 여전히 나이에 따른 위계가 중요하잖아요."

그는 "무엇보다 청년들이 '정치'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반드시 출마해서 당선되어야만 정치를 하는 건 아니거든요.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후보들의 입장을 잘 분석하고, 정치에 대한 무관심·무기대를 타파하는 것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