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김명수 대법원장이 광주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을 방문해 묘역 바닥에 설치된 전두환 전 대통령 기념비석을 밟고 지나가고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16일 오전 광주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을 찾았다. 대법원장이 이곳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이한열 열사를 비롯해 2015년 일본대사관 앞에서 위안부 문제 사과를 요구하며 분신한 고(故) 최현열씨, 같은 해 민중총궐기 시위 과정에서 경찰 물대포에 맞아 사망한 고(故) 백남기씨 묘역 등을 참배했다.

김 대법원장은 취재진에 "광주는 우리 민주주의 발전과 성장에 남다른 역할을 했다"고 했다. 그는 이날 묘역을 방문하며 입구 바닥에 설치된 전두환 전 대통령 기념비석을 밟고 지나갔다. 1989년 광주·전남 민주동지회가 전 전 대통령 부부가 담양의 한 마을 방문 기념으로 세운 비석을 부숴서 '영령들의 원혼을 달래는 마음으로 짓밟아 달라'고 묻은 것이다. 대법원은 "김 대법원장이 비석이 그곳에 묻혀있다는 것을 모르고 밟았을 뿐"이라고 했다.

김 대법원장이 광주를 찾은 것은 취임 2주년을 맞아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초청 특강을 하기 위해서다. 대법원은 "광주 방문 일정이 잡힌 후 김 대법원장 뜻에 따라 망월동 묘역 방문 일정을 계획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