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13일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왔다.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 강행을 막지 못한 책임 등 그간 대여(對與) 투쟁에서 번번히 패했다며 책임을 지라고 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나 원내대표를 향해 "그간 과오를 인정하고 내려오는 것이 책임정치를 실현하고 야당을 살리는 길이다. 더는 버티면 추해진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야당 원내대표는 자리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 더는 참고 볼 수가 없어 충고한다"며 말했다.

홍 전 대표는 "정치 책임은 결과 책임"이라며 "2011년 12월 나뿐만 아니라 우리 당과 관련 없는 최구식 의원의 운전비서가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를 돕기 위해 한 디도스 파동 때 그 책임을 지고 당 대표를 사퇴한 바 있다"고 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 80%에 남북정상회담 쇼로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졌을 때도 책임을 지고 당대표를 사퇴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홍 전 대표는 나 원내대표의 재임 중 있었던 ‘연동형 비례대표제 합의’, ‘패스트트랙 피소’, ‘맹탕추경 합의’ 등을 거론하며 "아무 대책 없이 면피하기에 급급하고", "(결과적으로) 민주당에 협조했다"고 했다. 특히 "(이런 실책에도) 아직 미련이 남아 황교안 대표가 낙마하기 기다리며 직무대행이나 해보려고 자리에 연연하는가"라며 "구설수가 계속되고 있고 실효성 없는 국조‧특검까지 거론하며 자리보전에 급급해 있다"고 했다.

홍 전 대표의 이런 언급은 최근 보수층 일각에서 한국당의 황교안·나경원 투톱 체제에 대해 불만이 제기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일부 보수 성향 유권자들은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가 그간 강한 대여 투쟁을 표방해왔지만 실제로는 정부·여당의 정책·인사 드라이브를 제대로 막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게 사실이다.

홍 전 대표가 나 원내대표와 악연이 있다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홍 전 대표는 과거 한나라당 시절은 물론 한국당 당대표로 있을 때도 나 원내대표와 불편한 관계였다. 당 일부에선 홍 전 대표가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두고 한국당 지도부에 맞선 비주류 투쟁을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