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표창장, 검찰서 입수한 것 아니다” - 지난 6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지원 의원이 자신의 휴대폰으로 조 후보자 딸 이름이 적힌 동양대 표창장을 보고 있다. 박 의원은 청문회에서 휴대폰을 보여주며 “후보자는 공개하지 않았는데 검찰에 압수 수색이 된 표창장은 저한테도 들어와 있다”고 말했다. 검찰이 피의 사실을 유출했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박 의원이 공개한 표창장은 컬러인 반면 검찰이 부산대를 압수 수색해 확보한 표창장은 흑백 사본인 것으로 확인됐다. 논란이 일자 박 의원은 “후보자나 검찰에서 입수하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업무용 PC에서 그의 딸에 대한 '동양대 총장상(賞)' 3~4개를 발견한 것으로 8일 알려졌다. 조 후보자 측은 그동안 딸이 이 대학에서 영어 교육 관련 봉사 활동을 하고 2012년 9월 7일 총장상을 받았다고 해왔다. 상장은 하나일 수밖에 없는데 형식과 글귀 등이 다른 '총장상' 파일이 서너 개가 발견됐다는 것이다.

동양대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조 후보자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지난 3일 압수 수색을 통해 확보한 정씨의 연구실 PC에서 이 같은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후보자 딸이 2014년 부산대 의전원에 지원할 때 냈던 총장상이 이 중 하나이고, 이와 형식과 글귀 등이 조금씩 다른 총장상 파일이 몇 개 더 나왔다는 것이다.

검찰은 3~4개의 총장상이 어떤 이유로 만들어졌고, 특정 시기에 실제로 활용이 됐는지를 추가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후보자의 딸은 2012년 총장상을 타고 2014년 부산대 의전원(합격) 지원 때 이를 활용하기까지, 그사이에 최소 두 군데의 다른 대학원에 지원했었다. 서울대 의전원과 환경대학원(2013년)이다. 시기적으로만 보면 조 후보자의 딸이 두 대학원에 지원할 때 다른 '버전'의 총장상을 사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해당 컴퓨터에서 발견된 상장 중에는 시상자 명의가 동양대 총장이 아니라 이 대학 다른 사람 명의로 된 것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는 해명을 듣기 위해 정씨에게 수차례 연락했지만 그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다만 정씨는 이날 김광진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통해 자신의 컴퓨터에서 동양대 총장 직인 파일이 발견됐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해명했다. "저는 (동양대) 어학교육원장, 영어영재교육센터장 등 부서장으로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직원들로부터 여러 파일을 받았기 때문에 그 파일 중 일부가 PC에 저장된 것으로 추정할 뿐"이라고 했다. 그의 해명처럼 3~4개의 각기 다른 총장상 역시 이런 업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저장된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조 후보자 측은 이날 "딸이 부산대 의전원 전형 때 낸 동양대 총장상 원본을 제출해 달라"는 검찰 요청에 "찾을 수 없어 내기 어렵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후보자의 딸은 부산대 의전원에 총장상 사본을 제출했다. 그래서 검찰은 압수 수색을 통해 흑백의 사본만 갖고 있고 컬러 원본은 없다.

이런 상황에서 박지원 무소속 의원은 지난 6일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딸 조씨의 동양대 표창장을 찍은 컬러 사진을 공개했었다. 이 사진 속 상장은 딸 조씨가 부산대 의전원에 낸 총장상 원본인 것으로 확인됐다. 박 의원은 당시 이 사진을 검찰이 흘렸다는 뉘앙스로 발언했다. 하지만 검찰이 사본만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자 8일 "검찰이나 조 후보자 측으로부터 입수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