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호 태풍 ‘링링(LINGLING)’의 피해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다. 사상자는 27명이 발생했고, 1만4000㏊ 규모 면적의 농작물이 피해를 입었으며, 시설물 피해 신고 3650여 건이 접수됐다.

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링링으로 인한 사상자는 이날 오후 7시 현재 총 27명이다. 사망자는 3명이며, 부상자는 일반인 13명과 소방공무원·경찰관 11명 등이다. 소방당국은 "구조 인원 가운데 비교적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은 40여 명은 집계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7일 서울 마포대로 공덕5거리 근처의 가로수가 태풍 링링에 꺾여 도로로 쓰러져 있다.

이재민은 1세대 2명으로 집계됐다. 전북 부안에서 주택 1채가 무너져 주민 2명이 친인척 집으로 대피했다. 그러나 현재 파악된 사유시설 피해건수만 928건에 달해 앞으로 집계될 이재민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침수 피해를 본 곳은 경기·대전·제주 지역의 주택 18동과 상가건물 62동 등이다. 차량파손은 84대로 집계됐고 간판이 떨어졌다는 신고는 419건이 접수됐다. 이밖에 담장이 파손되거나 건물 외벽이 떨어져 나간 곳도 314건에 이른다.

1만4468㏊(1억4468만㎡) 면적의 농작물 피해도 발생했다. 여의도 면적(290㏊)의 약 49.9배에 달한다. 태풍에 벼가 쓰러진 경우가 전체 절반이 넘는 7516㏊였고, 침수된 곳은 3396㏊, 태풍에 과일 등이 떨어진 곳은 3556㏊에 달했다. 비닐하우스와 인삼재배시설 등의 피해 면적도 229㏊로 집계됐다.

강원 지역이 제13호 태풍 '링링'의 영향권에 접어든 지난 7일 오후 춘천시 신북읍 유포리의 한 농장에 추석 출하를 앞둔 사과들이 강풍을 맞아 땅에 떨어져 있다.

전남·전북·충남 지역에서는 수산 증·양식시설이 파손됐다는 신고가 7건 접수되기도 했다. 제주에서는 넙치 2만 2000마리와 돼지 500마리, 진도에서는 광어 1만 5000마리가 폐사했다. 전남과 제주 등지에서는 피항 선박 35채가 뒤집혔다.

공공시설 피해 건수는 2725건에 이른다. △학교 108건 △문화재 25건 △도로시설 8건 △어항시설 8건 △항만시설 2건 등이 크고 작은 피해를 입었다. 태풍에 쓰러지거나 꺾인 가로수는 2444건, 전신주·가로등은 125건이나 된다.

제13호 태풍 '링링'이 중부지방을 지나던 지난 7일 오후 서울 도봉구 창동역 인근에서 교회 첨탑이 강풍에 쓰러져 있다.

태풍이 지나가는 동안 16만 1646가구가 정전을 겪었지만 현재 거의 복구된 상황이다. 배전설비 고장 등으로 복구가 늦어진 인천 강화 지역 228가구는 이날 저녁, 부속도서 지역 12가구는 9일 오전 중 복구될 전망이다.

전날 밤 태풍 특보는 모두 해제됐지만 하늘과 바닷길 일부는 여전히 통제 중이다. 인천과 제주 공항의 국제선 항공기 6편이 뜨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전날 결항됐던 13개 공항 232편(국제선 71편·국내선 162편)은 운항이 재개됐다. 전날 운항이 중단된 100개 항로의 여객선 165척 중에서는 6개 항로 7척만이 운항 통제 중이다.

설악산과 지라산 등 5개 국립공원의 탐방로 91개소 통행도 제한되고 있다. 서울 청계천은 이날 오전 9시30부로 출입 통제가 해제됐다.

제13호 태풍 '링링'이 북상 중인 지난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안내 전광판에 항공기 결항·지연 상황이 표시되고 있다.

소방당국은 지난 6일 저녁부터 이날 오전까지 모두 3만 6378명의 인력과 장비 1만 693대를 동원해 1만575건의 안전조치를 했으며 12곳에 배수 지원을 했다.

중대본은 이날 오전 김계조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주재로 상황점검회의를 열어 대응 수위를 종전 ‘2단계’에서 ‘1단계’로 하향 조정하고 수습·복구 체제로 전환했다. 중대본 관계자는 "피해 지역에 대한 현장조사 및 복구를 신속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태풍이 소멸됐지만 전국 곳곳 비 예보가 있는 만큼 추가 피해우려 지역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