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일가족이 얽혀 있는 펀드운용사 코링크PE와 이 회사가 운용하는 펀드들을 둘러싼 의혹이 계속 불거지고 있다. 코링크PE는 조 후보자가 청와대 민정수석이 된 지난 2017년 블루코어밸류업1호(이하 조국 펀드)를 통해 가로등 자동점멸기 업체인 웰스씨앤티를, 한국배터리원천기술코어밸류업(이하 배터리펀드)을 통해 배터리 업체인 더블유에프엠(WFM)사를 '인수'했다. 이후 웰스씨앤티의 관급 계약이 급증한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여기에 코링크PE가 사업목적 변경을 통해 상장사인 WFM의 주가를 띄운 뒤 지분 일부를 108억원에 장외 매각해 차익을 실현하고 WFM으로부터 53억원 상당의 주식을 무상증여 받는 등 '수상한 거래'의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서 검찰 개혁 관련 정책 발표를 마친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다.

①투자 회사마다 목적사업 대거 늘려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실이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조 후보자 일가족 6명이 투자자로 구성된 '조국 펀드'는 2017년 8월 9일 웰스씨앤티에 투자했다. 그 직후인 8월 25일 이 회사는 정관을 변경해 기존 12개이던 목적사업을 78개로 크게 늘렸다. 기존의 사업 영역과는 무관한 화장품 제조업, 의류 제조업, 창고업, 교육 서비스업, 배터리 사업 등이 추가됐다.

코링크PE는 2017년 10월 직접 투자와 배터리펀드를 통해 교육업체였던 WFM을 인수하면서도 목적사업을 기존 52개에서 118개로 대거 늘렸다. 여기에도 '리튬 이차전지 배터리의 음극 소재' 사업이 추가됐다. 웰스씨앤티와 WFM 사업 목적은 대부분 일치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망한 업종을 다 끌어모은 것은 작전 세력들이 쓰는 전형적 수법"이라고 했다.

②'테슬라 납품' 발표, 美 테슬라와는 무관

원래 WFM은 영어 강사의 교재를 팔던 곳이었다. 이 회사는 코링크로부터 투자를 받은 지 한 달 만인 2017년 12월 "테슬라에 연간 120t의 배터리 소재 공급 구매의향서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비슷한 시기 WFM 이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테슬라를 비롯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수요를 맞출 것"이라도 했다. 그런데 WFM이 구매의향서를 체결한 회사는 미국의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아니라, 체코에서 건전지를 만드는 '테슬라배터리'라는 다른 회사였다.

WFM은 또 이듬해 4월 "자동차부품연구원과 함께 전기차용 배터리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공시했다. 본지 확인 결과, 자동차부품연구원 측은 "그런 회사와 연구를 진행한 적이 없다"고 했다. WFM의 올해 상반기 배터리 매출은 '0원'이다. 이런 뉴스가 나올 때마다 주가는 요동쳤다. 코링크 투자 계약이 체결된 2017년 10월 WFM 주가는 4300원이었지만 '테슬라 배터리' 뉴스가 나온 2017년 12월에는 5600원으로, 2018년 2월에는 배터리 사업 관련 발표로 7300원까지 뛰었다.

③이해할 수 없는 53억원 '무상기부'

수상한 자금 거래는 또 있다. 코링크는 WFM 지분 장외매각 한 달 전인 2018년 3월 WFM으로부터 회사 주식 110만주(시가 53억5300만원)를 무상기부(자산수증이익)받았다. 자산수증이익은 회사 사정이 어려울 때 대주주가 사재를 출연할 때 외에는 거의 보기 어렵다. 당시 코링크로서는 WFM의 경영권을 쥐고 있던 상태에서 그 결정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코링크 측은 "손해배상 합의에 따른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손해배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야당은 "코링크에 조 후보자 부부가 깊숙이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조 후보자 5촌 조카 조모(36)씨가 '설계자'라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조씨의 명함에 코링크 '총괄대표'라는 직함이 적혀 있었고, 2016년 4월 장쑤성(江蘇省) 화군과학기술발전유한공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때에도 코링크 측 대표로 참석했다. 현재 코링크 최대주주는 조씨와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알려져 있다.

2017년 기준으로 조 후보자 처남인 정모(56)씨가 주주로 등재돼 있다. 2017년 정씨가 코링크에 5억원을 투자했는데 그 중 3억원이 조 후보자 아내가 빌려준 자금이었다. 당시 정씨는 액면가 1만원인 코링크 보통주를 주당 200만원에 인수한 배경도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주광덕 의원은 "조 후보자 일가가 펀드운용사를 우회, '작전 수법'으로 큰돈을 챙기려 했다는 의심이 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