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반대하는 여론이 60%를 넘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 이유로는 ‘여러 의혹 때문에 공정·정의 등을 내세울 자격이 없어서’라고 답한 이가 절반 이상이었다. 의혹 중엔 ‘딸 관련’이 진보·보수 성향을 가리지 않고 가장 높은 순위에 꼽혔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입장 발표를 위해 준비해 온 서류를 보고 있다.

26일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은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 후보자 임명에 대한 찬반 여론을 조사해 발표했다. ‘조국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하는 데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라는 질문에 반대를 택한 이가 60.2%에 달했다. ‘찬성한다’는 응답은 27.2%, 모름·무응답은 12.6%였다. 이 조사는 지난 23일 조 후보자의 재산 사회환원 발표 이후 23~24일 이틀간 진행했다.

남녀 모든 연령대에서 반대가 찬성보다 많았다. 여권 지지성향이 높은 30대와 40대에서도 ‘반대한다’는 비율이 각각 49.1%, 50.9%였다. 반대 이유로는 ‘여러 의혹 때문에 공정·정의 등을 내세울 자격이 없어서’라고 답한 사람이 51.2%로 가장 많았다. ‘조 후보자의 말과 행동이 달라서(32.1%)’, ‘검찰 개혁 추진에 적임자가 아니라서(9.5%)’, ‘국정 운영에 오히려 방해가 될 것 같다(6.4%)’가 뒤를 이었다.

임명에 찬성하는 이들은 ‘검찰 개혁 추진의 적임자(42.8%)’, ‘의혹이 있지만, 장관직 수행에는 문제없다(38.7%)’고 답했다. ‘제기된 의혹이 가짜뉴스’라는 선택도 9.6%였다.

‘조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 가운데 가장 문제가 되는 사안’에선 2개를 선택하는 질문에서 가장 많은 응답자가 ‘딸의 고교 시절 논문 공저(55.4%)’를 꼽았다. 그다음으론 ‘딸의 장학금 수령(44.4%)’이라고 답했다. 조 후보자의 사모펀드 투자를 꼽은 응답자는 21.8%, 동생 위장 이혼 의혹과 채무변제 회피는 17.6%, 사노맹 연루는 13.8%였다. 결격 사유가 없다는 응답은 13.6%였다.

딸의 고교 시절 논문 공저는 전 연령대에서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50대가 64.7%로 가장 많았고, 두번째는 20대로 58.3%였다. 조 후보자와 조 후보자 딸과 각각 비슷한 연령대인 50대·20대가 특히 이 문제에 예민했다. 딸의 장학금 수령도 전 연령대에서 논문 공저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50대는 52.0%, 60대는 47.2%, 20대는 42.4%가 이를 지적했다.

조 후보자 딸 문제를 결격사유로 보는 이들은 진영을 가리지 않았다. 자신의 이념 성향이 ‘진보적’이라 답한 이들 중에서도 56.7%가 딸의 고교 시절 논문 공저를 후보자 임명 반대 사유로 꼽았다. 딸의 장학금 수령은 45.0%였다. 이어 사모펀드 투자(23.6%), 결격사유는 없다(18.8%), 동생 위장이혼 의혹과 채무변제 회피(15.7%) 순이었다. 진보층에선 사노맹 연루가 7.8%로 가장 낮았다.

자신의 이념 성향을 ‘중도’라고 밝힌 이들도 딸의 고교 시절 논문 공저(54.6%)와 딸의 장학금 수령(44.3%)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사모펀드 투자(22.3%), 동생 위장이혼 의혹과 채무변제 회피(20.8%), 사노맹 사건 연루(16.8%), 결격사유는 없다(13.5%) 순이었다.

딸과 관련한 의혹은 여권 지지층에게도 심각한 문제였다. 문재인 대통령 국정운영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응답자(41.5%)들도 가장 문제가 되는 사안을 논문 공저(44.6%)로 꼽았다. 이어 장학금 수령(35.5%), 사모펀드(16.2%) 순이었다. 여권 지지층은 28.5%가 결격사유가 없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답한 사람(30.5%) 중에서도 논문공저(47.5%)와 장학금 수령(37.9%)을 꼽은 응답이 상위 1~2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