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훈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아기들은 출생 직후에는 별로 울지 않는다. 울더라도 엄마는 대부분 아기가 왜 우는지 금방 안다. 하지만 숨넘어갈 듯이 우는데 원인도 알 수 없고 달래지지도 않으면 영아산통일 수 있다.

영아산통이 있으면 자지러지게 울면서 얼굴이 발개지고 온몸에 힘을 주고 다리를 굽혔다 폈다 하고 배에 힘을 주다가 방귀를 뀐다. 이렇게 무섭게 울다 제풀에 지쳐서 곯아떨어지는 게 특징이다.

생후 1~2주경부터 시작해서 6주 정도에 가장 심한 경우가 많다. 3~4개월이 되면 저절로 좋아진다. 영아산통은 며칠 울고 마는 정도가 아니라, 하루에 3시간 이상, 1주일에 3일 이상, 3주 이상에 걸쳐 아이가 발작적으로 우는 경우가 많다. 다른 병인 경우도 있기에 소아청소년과 의사의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영아산통은 시간이 지나면 다 좋아진다. 영아산통을 줄이려면 과식하지 말고 수유할 때 공기를 먹지 않게 주의하자. 너무 춥거나 더워도 곤란하다. 영아산통이 심하면 안아주거나 업어서 밖으로 나가면 도움이 된다. 공갈 젖꼭지를 물리거나 속싸개를 싸주거나 무릎에 엎어놓고 등을 문질러 주거나 배를 따뜻하게 해줘도 좋다. 너무 심하게 울면 진공청소기나 세탁기가 내는 규칙적인 소음이 아가를 달래는 데 효과를 볼 수도 있다. 차를 타고 돌아다니면 좋아지는 경우도 많아 응급실에 도착할 때쯤에는 울음을 그치고 자는 아기를 흔히 본다.

영아산통을 너무 겁내지 말자. 영아산통은 끝이 확실하게 있는 병이다. 울음에 적응할 때쯤 되면 어느 날 갑자기 울지 않고 잘 자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