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의 각종 '스펙'에 대해 자유한국당 등 야당과 학계에선 "당초 알려진 것보다도 비상식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단국대 의대 연구소 인턴 경력뿐 아니라 다른 인턴 활동, 학술대회 참가 경력 등에 '특혜'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당초 조씨는 2008년 여름에 단국대 의대에서 인턴을 하고 그해 겨울 논문에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조 후보자 측은 이날 조씨의 인턴 기간은 고1이던 2007년 7월 23일부터 8월 3일까지라고 정정했다. 이 연구소는 이로부터 1년5개월이 지난 2008년 12월 소아병리학 관련 논문을 제출하면서 조씨를 제1 저자로 등재했다. 이 논문은 2009년 3월 공식 발표됐다. 조씨가 고 3에 진학했을 때다.

전문가들은 "조씨의 '공로'를 인정하기엔 인턴 기간과 논문 발표 시점이 너무 동떨어져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고 3 진학을 앞둔 조씨 측이 대입(大入)을 위해 논문 발표를 앞둔 장영표 교수 측에 저자 등재를 부탁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논문 책임 저자인 단국대 장 교수는 본지 인터뷰에서 "(부탁을 받은 게 아니라) 내가 챙겨주려고 한 것"이라고 했다.

조씨의 2009년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실 인턴 기간과 한국물리학회 주최 '여고생 물리캠프' 활동 기간이 겹칠 가능성도 제기됐다. 조씨는 2009년 7월쯤 공주대에서 약 3주간 인턴으로 활동한 뒤 그해 8월 2~8일 일본에서 열린 국제학회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물리캠프 참가자들은 그해 7월 21일~8월 8일 사이에 1주일간 실험실에서 연구 활동을 하고, 8월 14일 결과를 발표했다.

공주대 측은 "조씨의 정확한 인턴 기간을 파악하지 못했으나, 연구소에서는 8월 초쯤이라고 한다"고 했다. 법무부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3주 정도 활동했는데 연속적으로 간 것이 아니라 간헐적으로 갔다"고 했다. 야당은 "엇갈리는 해명을 보면 조씨가 고3 여름방학 마지막 '스펙'을 쌓는 과정에 특혜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조씨는 이런 경력을 포함해 총 12개의 인턴 이력을 자기소개서에 적은 것으로도 확인됐다. 7개가 물리·생물·의학 분야였는데, 서울대, 연세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에서 진행했다고 돼 있었다. 외고 1학년 입학부터 이공계 대학 진학을 위한 '스펙 쌓기'에 나섰던 셈이다. 이 중에는 해당 기관이 '고교생 인턴을 받은 적이 없다'고 하는 등 진위가 의심스러운 경우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