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일가족이 운영하는 사학재단 웅동학원(웅동중학교)이 IMF 외환 위기 무렵인 1998년 학교를 이전하면서 상당한 부동산 시세 차익을 거둔 것으로 19일 나타났다. 조 후보자와 일가족은 "학교의 재정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해왔지만, 실제로는 '부동산 재테크' 적중으로 현재 학교의 자산(資産)은 128억원에 이른다. 야당은 "웅동학원 측이 이전하면서 확보한 수십억원대 부지 매각 대금의 행방도 묘연하다"고 주장했다.

옛 학교 부지엔 아파트, 현 학교는 128억 자산 - 1998년 이전한 웅동중학교 옛 부지 창원시 진해구 마천동에는 현재 498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섰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당시 산 중턱인 창원시 진해구 두동으로 이전한 웅동중학교 부지 전경. 웅동중은 현재 28곳의 수익성 토지를 비롯해서 128억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웅동학원 이사장이었던 조 후보자 부친 조변현씨는 자신이 운영하던 건설사가 1997년 부도를 맞자, 이듬해인 1998년 4월 학교를 이전했다. 이로 인해 읍내에 위치했던 웅동중은 2㎞ 떨어진 산 중턱으로 이전했다. 창원시 진해구 마천동에 자리한 웅동중 옛 부지는 면소재지 한복판의 알짜배기 땅이었다. 그런데 이곳을 포기하고 접근성이 좋지 않은 산 중턱으로 이전한 것이다. 당시 주민들 사이에서는 등교하기도 어려운 산 중턱으로 옮긴 것을 두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한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조 후보자 일가족이 자금을 마련할 목적으로 기존 부지를 매각하고 산 중턱으로 올라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기존 학교 부지는 2001년 지방 건설 회사인 남명산업개발이 낙찰받아 498세대 아파트를 지어 올렸다. 당시 낙찰액은 20억원가량으로 알려졌다. 웅동학원 관계자는 "부지 매각 대금은 동남은행으로부터 빌린 신축 공사 대금(35억원)을 갚는 데 모두 썼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웅동학원은 건설사에 신축 공사 대금을 내지 않았기 때문에, 은행권에서 빌린 35억원이 어디로 사라졌느냐는 의문이 남는다. 이 관계자는 "35억원이 어디로 갔는지는 나도 알 수가 없다"고 했다.

땅을 팔고 새로 터 잡은 곳이 창원시 진해구 두동에 자리한 현재의 웅동중 부지다. 이 땅도 원래부터 웅동학원 소유였기 때문에 토지 매입 과정에서 별다른 지출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곳의 2000년도 공시지가는 ㎡당 6만9800원이었는데, 올해는 40만4400원으로 6배 가까이 뛰었다. 학교 부지 주변에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두동지구가 들어서면서 '대박'이 터진 것이다. 학교 용지 외에도 모두 28곳의 수익성 토지를 보유한 웅동학원의 자산은 도합 12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웅동학원은 시세 차익을 실현했지만, 산 중턱 이전으로 웅동중 학생들은 등·하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학교 측에서 별도로 셔틀버스를 제공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웅동중 진학을 앞둔 학부모가 "학교가 어른도 가기 힘든 너무 높은 곳에 있어서 아이가 등교하려면 버스를 3번이나 갈아타야 한다"며 "조국 민정수석 가족 분이 운영하는 웅동중에서 스쿨버스 좀 운영해 달라"고 쓰기도 했다.

웅동학원은 1994년 교육청으로부터 '위치변경계획'에 대한 허가를 받았다. 당초에는 현재의 위치가 아닌 다른 곳으로 옮기겠다고 신청했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현재의 산 중턱으로 부지를 바꿨다. 최초에는 위치 변경 예정일도 1994년 9월로 신고했지만, 이후 몇 차례 변경을 거쳐 1998년으로 확정했다.

교육계에서는 "지속적으로 학생 수가 감소한다면 웅동중이 폐교 절차를 밟는 것은 시간문제나 다름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현행법은 사학재단이 청산 절차에 돌입하게 되면 우선적으로 채무를 변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공사 대금 청구소송으로 100억원대의 채권을 가진 후보자 동생 내외가 웅동학원 자산액의 상당액을 차지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 야당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