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고등학교 2학년이 대학에 들어가는 2021학년도부터 지방 사립대들 중심으로 신입생 입학 정원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올해(2020년도) 입시부터 대학 입학 가능 학생 수(47만9376명)가 대학 입학 정원(49만7218명)보다 2만명 가까이 모자랄 것으로 보이자, 정부가 학생 모집이 잘 안 되는 대학에는 재정 지원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정원 감축을 유도키로 했기 때문이다. 고2 학생과 학부모의 혼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교육부는 이런 내용의 '2021년 대학 기본역량진단 기본계획' 시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연간 8596억원에 달하는 대학 재정 지원을 하고 있는데, 기본역량진단 지표 중 충원율(모집 인원 대비 실제 학생 인원) 배점을 높일 방침이고 충원율이 낮아 평가에서 탈락한 대학에는 지원을 하지 않기로 했다. 김경회 성신여대 교수는 "많은 대학이 학과 통폐합 등을 통해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며 "주로 지방 사립대들이 많겠지만, 수도권의 일부 대학들까지 정원 감축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고2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대입 방식을 4년 전에 예고해 준다고 하더니 입시를 1년 남짓 앞두고 대학들이 입학 정원을 조정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됐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현재 고2 학생이 치르게 되는 2021학년도 대학별 입시안은 4월 발표됐는데, 앞으로 대학들이 입학 정원을 줄이는 방향으로 입시안을 변경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대학 구조조정으로 인한 학과 정원 변경과 입학 정원 조정은 입시 직전이라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