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로 홍콩 국제공항 운영이 이틀 간 중단된 데 따라 6억홍콩달러(약 926억원) 이상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대학 항공정책연구센터장인 로우 충궉 박사는 "이틀 간의 시위로 홍콩 공항 운영이 중단되면서 6억홍콩달러 이상의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고 추정했다.

지난 이틀간 시위대의 점거로 공항이 폐쇄되며 약 600편의 항공편이 결항됐다. 홍콩 국제공항에선 하루 평균 800편의 항공편이 운항된다. 홍콩에서 시위 때문에 항공편 운항이 중단되고 공항이 폐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콩 시위대가 국제공항을 점거하며 지난 12, 13일 이틀 간 공항 운영이 중단됐다. 이에 따라 수많은 항공편이 결항된 모습.

로우 박사에 따르면 항공 산업의 경제적 규모는 홍콩 국내총생산(GDP)의 3.5%를 차지한다. 여행자 지출에 따른 수입 등 간접 수익까지 감안하면 그 규모는 GDP의 8%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홍콩 GDP는 2조8000억홍콩달러로, 하루 평균 77억달러 수준이다. 로우 박사는 "이틀 반나절 동안 공항이 폐쇄된 데 따른 경제적 손실은 6억2000만홍콩달러가 넘는다"며 "이는 홍콩 하루 평균 GDP의 8%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위가 장기화할 경우 해외와 중국 본토 여행자들은 홍콩 공항을 여행 목적지나 환승지로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외국인 투자자들도 홍콩의 자본을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항공 허브로서 홍콩의 역할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객 부문 뿐만 아니라 항공 화물 운송 사업의 마비로 인한 손실도 우려된다. 지난해 홍콩 공항은 홍콩의 수출입 총액 중 42%(3조7100억홍콩달러) 규모에 해당하는 510만톤의 항공 화물을 처리했다. 아이리스 팡 ING 이코노미스트는 "(항공 화물 운송 중단에 따른) 경제적 손실 규모를 정확히 추산하기는 어렵지만, 분명히 손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항에서 얼마나 자주 시위가 열리는지, 또 얼마나 공격적인 시위를 벌이는지에 따라 경제 손실 규모가 달라질 것"이라며 "지난 이틀 간의 폐쇄는 시작에 불과했고 공항에서 시위가 계속되면 그 영향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