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용, 신봉수, 송경호

법무부는 31일 신자용 법무부 검찰과장을 서울중앙지검 1차장으로 전보 발령하는 등 차장검사급 이하 검찰 중간 간부 620명과 일반 검사 27명 등에 대한 인사를 오는 6일 자로 실시했다. 각각 주요 공안 사건과 특수 사건 수사를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 2차장과 3차장에는 서울중앙지검 신봉수 특수1부장과 송경호 특수2부장이 임명됐다. 강력·성범죄 사건 수사를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 4차장에는 한석리 강릉지청장이 임명됐다.

이번에 요직인 서울중앙지검 1·2·3차장에 임명된 이들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있을 때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부장검사를 맡아 '적폐 수사'에 참여했던 검사들이다. 이른바 '윤석열 사단'을 서울중앙지검 요직에 배치해 '윤석열 친정 체제'를 공고히 했다는 평이 나온다.

지난 26일 검사장 인사에선 서울중앙지검 1·2·3차장이던 이두봉·박찬호·한동훈 검사가 검사장으로 승진해 모두 검찰총장 참모인 대검찰청 부장검사에 임명됐다. 그들이 떠난 자리를 역시 윤 총장과 근무 인연이 있는 검사들로 채운 것이다. 한 검사는 "윤 총장이 연이어 '자기 사람'을 확실하게 챙기면서 '적폐 수사'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정권 입맛에 맞는 수사를 한 검사들이 승승장구하면서 검찰 내부에선 "정권이 '코드 인사'로 검찰의 정치 중립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과거 윤 총장과 '최순실 특검팀'에 참여했던 인연이 있는 검사들도 요직으로 옮겼다. 양석조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은 대검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 김창진 특수4부장은 법무부 요직인 형사기획과장, 이복현 원주지청 형사2부장은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장으로 각각 자리를 옮겼다.

반면 현 정권을 겨냥한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수사했던 권순철 서울동부지검 차장은 비교적 한직인 서울고검 검사로 발령났다. 사실상 좌천 인사다. 이날 사표를 던진 그는 검찰 통신망에 "인사는 메시지라고 한다"는 글을 남겼다.

공안 검사들이 주로 맡던 서울중앙지검 2차장에 특수 수사를 주로 해온 신봉수 특수1부장이 임명된 것도 눈에 띈다. 2년 전에도 특수 사건을 주로 처리해온 박찬호 검사가 서울중앙지검 2차장에 임명된 뒤 이번 인사에서 대검 공안부장으로 승진했다. 검찰 내부에선 "공안 검사 홀대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이번 인사에서는 여검사들도 약진했다. 마약 범죄를 총괄하는 대검 마약과장 자리에 원지애 제주지검 형사3부장이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임명됐다. 서울중앙지검에도 역대 최대인 5명의 여성 부장검사가 근무하게 됐다. 이영림 형사6부장, 박성민 형사9부장, 김남순 공판2부장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