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 호텔에서 무료 공연을 열겠다. 티켓은 필요 없다. 모두 환영한다."

한 영국 가수의 '팬 서비스'가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노쇼' 사태와 비교되며 국내 팬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비 때문에 공연이 취소되자 실망한 팬들을 위해 '깜짝 공연'을 연 싱어송라이터 앤 마리(28)다.

앤 마리가 지난 28일 트위터를 통해 '한국 관객을 위한 무료 공연을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앤 마리는 지난 28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홀리데이랜드 페스티벌'에 참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기상 악화로 일부 공연이 취소됐고, 공연 당일 현장에서 전광판을 통해 '앤 마리의 공연은 뮤지션 요청으로 취소됐다'는 내용이 통보됐다. 예정된 무대 중 캐나다의 가수 대니얼 시저와 한국인 래퍼 빈지노 공연 역시 취소됐다.

갑작스러운 통보에 관객들은 어리둥절했다. 앤 마리는 개인 소셜미디어에서 "계속 공연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내 공연을 안전상 문제로 취소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방에서 종일 울고 싶다"고 했다. 이날 오후 9시부터 공연 예정이었던 그는 "한국 팬들에게 미안하고 사랑한다. 오후 11시 30분부터 호텔 내에서 자체 공연을 열겠다"며 무료 공연 소식을 전했다.

이날 이 호텔 라운지에서는 실제 '게릴라 공연'이 열렸다. 자비를 들여 공연 장소를 마련한 것. 앤 마리는 공연에 함께하지 못한 팬들을 위해 소셜미디어로 공연 생중계도 했다. 소식을 듣고 모인 300여 명 관객이 감사의 표시로 흰색 종이 비행기를 날리자 앤 마리는 눈물을 터뜨렸다. 공연이 끝난 후엔 "정말 감성적인 날이었다"는 소감을 남겼다.

공연을 주최한 기획사 페이크버진은 다음 날 해당 논란에 대해 "제작사로부터 당시 공연 재개에 안전상 위험이 없다는 부분을 거듭 확인했다. 하지만 대니얼 시저와 앤 마리 측 매니지먼트가 '안전상의 이유'로 공연이 불가하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해당 제작사에 사실 규명을 요청한 상태이며, 가수 측과도 자세한 사실 파악 및 해결을 위해 노력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