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환자의 거의 절반이 우울증과는 다른 ‘무감정(apathy)’이라는 증상을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엑시터대 의대 치매 전문의 클라이브 발라드 교수 연구팀이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총 4320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20건의 동일 집단 연구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이런 공통점이 나타났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연구에 따르면 치매 환자의 45%가 ‘무감정’ 증상을 보였으며, 20%는 시간이 가도 이런 증상이 사라지지 않았다.

조선일보DB

무감정은 만사에 의욕과 관심을 상실한 상태를 뜻한다. 주로 치매 초기에 나타나지만, 치매의 모든 단계에서 출현할 수 있으며 한 번 나타나면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는 일부 치매 환자에게 나타나는 ‘무감정’ 증상이 독특한 임상적, 생물학적 특이성을 지니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의욕과 관심이 없으면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 증상은 더욱 악화되고 사망 위험도 커지는 데도 당장 환자를 돌보는 데는 지장을 주지 않기 때문에 간과되고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발라드 교수는 "‘무감정’ 증상은 연구를 통해 대처 방법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치매의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알츠하이머병 학회는 치매 환자의 ‘무감정’ 증상으로 ▲환자 스스로는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일상생활의 모든 것을 보호자에게 맡긴다 ▲새로운 일, 새로운 사람에 대해 호기심이나 관심이 전혀 없다 ▲뉴스나 자신의 개인적인 일에 대해 반응이 없다 등을 들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 알츠하이머병 학회 국제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