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클리블랜드(미 오하이오주), 조형래 기자] 제90회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이 열린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는 미국 야구 역사에서 여러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는 중요한 도시다.

미국 최고 인기 스포츠인 미식축구가 태동한 곳(오하이오주 켄튼)이기지만 야구의 인기도 미식축구 못지 않다. 영화 ‘메이저리그’의 주인공(찰리 쉰/극중 릭 본)이 속한 팀이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이고, 지난 1995년 6월12일부터 2001년 4월4일까지, 클리블랜드는 455경기 연속  매진이라는 관중 동원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리고 클리블랜드가 대표하는 야구선수가 사이 영이다.

오하이오주, 그리고 클리블랜드는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승(511승)을 세운 전설이자,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이영상이라는 타이틀을 만들게 한 주인공인 사이 영의 출생지이자 선수생활의 처음과 마지막을 장식한 도시다. 클리블랜드에서 약 2시간 거리의 오하이오주 뉴커머스타운에서 태어난 사이영은 1890년부터 1898년까지 클리블랜드 스파이더스에서 241승을 챙겼다. 이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선수생활을 했고 선수생활 말년에는 다시 클리블랜드로 돌아왔다. 클리블랜드 냅스에서 29승을 챙기고 은퇴를 했다. 사이 영의 숨결이 느껴지는 곳이 바로 클리블랜드다.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의 우중간 관중석 부근에는 ‘헤리티지 파크’라는 클리블랜드 명예의 전당이 위치해 있는데, 이 곳에는 메이저리그 최초의 흑인 감독인 프랭키 로빈슨을 비롯해 밥 펠러, 사첼 페이지, 게일로드 페리, 래리 도비 등 클리블랜드를 빛낸 야구 선수들을 만날 수 있다. 가장 최근의 선수로는 짐 토미가 있었다. 당연히 클리블랜드의 자랑 사이영의 동판도 세워져 있었다.

그 사이 영의 도시 클리블랜드에서 일곱 번째 올스타전이 열렸다. 이 무대에서 가장 먼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선택받은 선수는 류현진(LA 다저스)이었다. 류현진은 내셔널리그 올스타의 선발 투수로 선택을 받았다. 전반기 10승2패 평균자책점 1.73, 99탈삼진, 10볼넷, WHIP 0.91의 기록은 전반기 최고이자 꾸준했던 선발 투수라는 사실을 증명한다. 그 보상으로 류현진은 그 어떤 선수도 쉽게 밟을 수 없는 올스타전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그렇게 류현진은 전 세계 야구팬들이 지켜보는 올스타전 무대에서 내로라하는 아메리칸리그 올스타 상위 타선을 상대로 1이닝 12구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안타 1개가 있었지만 모두 땅볼 아웃을 유도할만큼 자신의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류현진은 한국인 역대 네 번째 올스타, 그리고 한국인 최초 올스타전 선발이라는 영광의 자리를 화려하게 빛냈다.

류현진은 전반기 성적만으로 올 시즌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레이스에서 단연 앞서있다. 사이영상 예측의 지표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ESPN’의 사이영 포인트에서 116.8점으로 내셔널리그 1위로 전반기를 마무리 했다. 맥스 슈어저가 6월 이후 맹렬한 기세로 류현진의 뒤를 쫓고 있고, 현 시점에서도 강력한 경쟁자다. 하지만 커터와 커브, 체인지업을 바탕으로 한 팔색조 투구와 핀포인트 제구는 ‘강속구의 시대’에 화려하고 보는 맛은 떨어질지 몰라도 편안하게 만들고 신뢰가 쌓이게끔 만들고 있다.

이제 류현진에게는 사이영 레이스를 결정지을 운명의 후반기를 남겨두고 있다. 올스타전 등판으로 전반기 최고의 투수라는 사실을 재확인했고, 사이영의 도시에서 다저스의 에이스에서 리그 최고의 에이스로 거듭날 발판을 만들었다. 류현진은 올스타전 등판으로 “불펜 피칭한다는 개념으로 생각할 것이다. 전반기처럼 후반기도 잘할 수 있게끔 준비를 잘 하겠다”며 “전반기가 워낙 좋았는데 후반기에도 이어갔으면 좋겠다”며 후반기 사이영상을 향한 질주의 준비를 마쳤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