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리시 미 상원 외교위원장.

미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한국과 일본의 갈등과 관련해 미국의 '중재자 역할론'이 나오는 데 대해 "자체적으로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면서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공화당 소속의 제임스 리시 미 상원 외교위원장은 "한·일 갈등은 양국이 스스로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한-일 모두 매우 성숙한 사회이고, 많은 일들을 겪어왔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1일 보도했다. 리시 위원장은 미국의 역할론에 대해선 "미국이 촉매제 역할을 하긴 할테지만, 결국은 주권을 가진 두 나라가 해결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같은 당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도 "동맹국들과 미묘한 문제는 늘 있기 마련이다. 일본과 한국은 (미국의) 가까운 친구이자 동맹국이며 계속 그렇게 남을 것"이라면서 "(한-일 갈등은) 언젠가 자연적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의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은 "이 문제(한·일 갈등)가 신뢰할 수 있는 두 동맹국(한·일) 사이에서 책임 있는 방식으로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쿤스 의원은 이어 "미국은 한국, 일본과 오랫동안 긴밀하고 중요한 관계를 맺어왔다"면서 "북한이라는 중대한 안보 난제를 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 동북아 지역에서 한·미·일 3국이 긴밀한 협력 관계를 지속하는 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쿤스 의원은 다만 한·일 갈등은 북한 문제에 대한 3국 공조를 어렵게 한다며 "과거에도 그랬듯이, 미국이 비공개 석상에서 양국에 각각 더 합리적으로 서로에게 행동할 것을 촉구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중재자 역할을 해야하냐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동맹국들이 서로를 존중하면서 대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만 했다. 이는 미국이 중재자까지는 아니더라도 한·일 갈등을 매듭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역할은 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면, 민주당의 벤 카딘 상원의원은 "한국, 일본은 모두 미국의 강력한 동맹국"이라면서 "과거에도 그랬듯이 미국이 양국 간 역사적 문제에 어느 정도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딘 의원은 "미국은 한-일 간 역사적 도전과제를 늘 갖고 있었다"면서 "(한·일 사이에서)더 나은 경제적 관계와 안보체계를 (미국이)이끌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