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앞 폭력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된 뒤 '조건부 석방'된 김명환 민노총 위원장의 좌충우돌이 갈수록 가관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주말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민노총 집회에서 "3일 비정규직 공공부문 노동자 파업을 사수하고 18일 총파업 투쟁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곧 국회가 열리면 (여야가) 탄력근로제를 밀어붙일 것"이라며 "이를 막아내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시켜 투쟁하겠다"고도 했다. 최저임금 3년 연속 과속 인상을 요구하며 대규모 노숙 농성도 벌이겠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지난봄 국회 앞 탄력근로제 반대 집회 등 총 네 차례 집회에서 국회 담장을 부수고, 경찰을 폭행하는 등 폭력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됐었다. 법원 구속적부심에서 보증금 1억원을 내고 주거·여행 제한 조건으로 구속 엿새 만에 풀려난 상태다. 조건부 석방된 범법자들은 보통 극도로 몸을 사린다. 혹시라도 재판부에 밉보여 다시 감옥에 끌려갈까 겁이 나서다. 전직 대통령이나 기업 총수들도 자숙하는 모습을 보이려고 의도적으로 노력한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석방 당일 구치소 문을 나오면서는 "검찰과 경찰이 얼마나 무리하게 민노총 비판을 가로막으려 했는지 확인했다"고 하더니 이제는 파업 선동 발언까지 한다. 그는 방한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서는 "대북 제재 지속으로 남북 협력을 막는다. 사드·주한미군과 함께 이 땅을 떠나라"고도 했다. 촛불 집회로 이 정부를 만들었다는 배포가 날로 부풀려지더니 이제는 천하만사가 다 자기 발밑에 내려다보이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