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0시 50분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2차선 도로. 경광봉을 든 경찰관이 흰색 승용차를 멈춰 세웠다. "근처 술집에서 테킬라 4잔을 마셨다"던 A씨가 경찰관이 내민 음주 측정기에 숨을 불어넣자 혈중알코올농도가 0.083%로 찍혔다.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날 자정부터 음주운전 기준과 처벌을 강화하는 일명 '제2 윤창호법'이 시행됐기 때문이다. 이 법에 따라 면허취소는 혈중알코올농도 0.1%에서 0.08%로, 면허정지는 0.05%에서 0.03%로 음주운전 기준이 강화됐다.

단속 기준은 강화됐지만 음주운전은 여전했다. 이날 자정부터 오전 8시까지 전국에서 총 153명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면허정지는 57명, 면허취소는 93명이었다. 3명은 경찰 음주 측정에 응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예전 기준이었다면 면허취소는 61명에 그치고, 면허정지를 받은 인원 중 13명은 훈방으로 풀려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0시 33분 광주광역시 서구에서는 음주운전자 B씨가 경찰 단속을 보고 차량을 세운 뒤 차에서 내려 600m를 도망갔다. B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33%였다. B씨는 제2 윤창호법 시행 전이면 훈방 감이지만, 제2 윤창호법 시행으로 면허정지 처분을 받게 됐다.

이날 오전 1시쯤 서울 강남구 영동대교 남단에서 경찰 단속에 적발된 C씨는 몸을 휘청거렸다. C씨는 경찰관 어깨에 손을 올리며 "경찰서에서 진술서를 쓰겠다"고 말했다. 측정 결과 C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76%였다. 비슷한 시각 서울 강남구의 다른 도로에서도 여성 운전자 D씨가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혈중알코올농도는 0.11%로 면허취소였다. D씨는 단속 경찰에게 가짜 주민등록번호를 댔다. 지문을 통해 D씨의 신원을 확인한 경찰은 "이미 면허가 취소된 상태로 무면허 운전을 했다"고 말했다. 서울 은평구의 한 도로에서도 술을 마신 운전자가 대리기사를 기다리던 중 직접 차를 몰았다가 경찰에 적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