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한국 여자탁구의 희망이다.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현정화 한국마사회 감독)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하도록 대표팀에서 열심히 가르치겠다."(유남규 여자탁구 대표팀 감독)
'탁구신동 출신 에이스' 신유빈(15·수원 청명중)이 지난 21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 탁구장에서 끝난 2019 아시아탁구선수권 파견 국가대표 선발평가전에서 여자탁구 사상 최연소 태극마크를 달았다.
9월15~22일까지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에서 펼쳐질 아시아탁구선수권을 앞두고 남녀 대표팀 톱랭커 장우진(미래에셋대우)과 이상수(삼성생명), 서효원(한국마사회)과 전지희(포스코에너지)가 자동선발된 가운데 협회는 남녀 각 3명은 평가전 성적순으로, 각 1명은 경기력향상위원회를 통해 추천방식으로 선발하기로 했다.
'14세 11개월 16일'의 신유빈은 사흘간 이어진 피말리는 선발전에서 언니들을 제치고 전체 3위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1969년 11월, 문영여중 3학년 때 '최연소'로 남녀종합탁구선수권을 제패하며 최연소 태극마크를 단 '사라예보 세계챔피언' 이에리사 전 의원(전 태릉선수촌장)보다 4개월 빨랐다.
이날 신유빈의 경기를 지켜본 레전드 선배들이 흐뭇함을 감추지 않았다. 현정화 한국마사회 감독은 "유빈이의 탁구가 또 한번 성장했다. 포어드라이브가 강해졌다"며 흐뭇함을 전했다. "한국 여자탁구의 희망이다. 중국 귀화 선수들이 중심이 된 여자 탁구계에 유빈이의 성장은 틀림없이 큰 희망"이라며 "최연소 국가대표에 만족해서는 안된다. 중국, 일본 선수들이 두려워할 만한 선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4강에서 멀어진 여자탁구 대표팀으로서도 어린 유망주의 선전은 천군만마다. '남자 최연소 국대 기록'을 보유한 유남규 여자대표팀 감독 역시 신유빈의 정신력을 칭찬했다. "얼마 전 일본오픈에서 유빈이에게 강한 정신력을 주문한 적이 있다. 이번 선발전에서 매경기 간절한 승부욕과 파이팅이 인상적이었다. 유빈이는 영리하다. 타고난 재능과 함께 고강도 훈련을 충분히 견뎌낼 정신력을 갖췄다. 계속 성장중인 선수인 만큼 대표팀에서 더 강하고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지도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신유빈은 다섯 살 때 출연했던 '스타킹'에서 '탁구 신동'으로 스타덤에 올랐고,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지구대표'로 출연하며 주목받았다. '제2의 현정화' '한국의 아이짱'으로 불리며 탁구인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기대감, 부담감에 아랑곳않고 잘 자라주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이미 종합선수권에서 대학생을 이겼고, 2017년에 최연소 주니어 국가대표로 선발됐으며, 지난해 조대성(대광고)과 함께 나선 종합선수권 혼합복식에서 사상 최연소 결승에 올랐다. 올해 초 상비1군 선발전에서 전체 5위로 성인대표 선발전 출전자격을 획득했고, 이날 대한민국 최고 에이스들이 총출동한 선발전에서 기어이 태극마크를 손에 넣었다.
'최연소' 기록과 함께 이유 있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올시즌 미래에셋대우 왼손 에이스 출신 서정화가 신유빈의 전담코치를 맡았고, 후원사들의 안정적 지원으로 ITTF 프로 투어 대회에 잇달아 출전하며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지난해에 비해 키도 한뼘 더 자랐다. 1m68의 헌칠한 신장, 공격적인 경기운영, 포어드라이브에 파워가 더해지며 이번 선발전에서 언니들을 상대로 한치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선발전 후 만난 신유빈은 "최연소? 제가요? 진~짜?"라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와아, 정말요? 와아" 탁구대 앞에서 '띠동갑' 언니들을 줄줄이 돌려세운 신유빈이 여중생다운 감탄사를 쏟아냈다. "그런 것 신경쓰지 않고 그냥 한 건데…"라더니 중3때 태극마크를 단 이에리사 전 의원, 고1때 국대가 된 양영자, 현정화 감독 등 레전드 대선배들의 이름을 열거하자 이내 진지해졌다. "제가 정말 더 잘해야겠어요."
2020년 도쿄올림픽에 대한 꿈에 한걸음 다가섰다. "올림픽…, 아직 너무 부족하고 배워야할 것이 많지만, 도전은 무조건 해야죠. 할 수 있어요"라며 눈을 빛냈다. "저만의 필살기도 만들고, 더 노력해서 올림픽 무대에 꼭 도전하고 싶어요"라고 했다.
꿈의 태극마크를 달고 환한 미소로 돌아서는 '탁구소녀' 신유빈의 백팩에 BTS의 사진이 달랑거렸다. "저, BTS 좋아해요. 뷔, 완전 팬이에요"라며 생글거린다. 매년 최연소 기록을 경신하며 한국탁구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이 깜찍한 소녀가 언젠가 BTS처럼 세상을 호령할 날이 올까. 신유빈은 내달 2일 부산에서 개최되는 코리아오픈에 나선다. 진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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