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59) 검찰총장 후보자는 사법시험에 늦게 합격했다. 서울대 법대 4학년 재학 중 사시 1차에 합격했지만, 2차에서 떨어진 후 1991년 서른한 살의 나이에 합격했다. 서울대 법대 79학번인 김수남(사법연수원 16기) 전 검찰총장, 남기춘(15기) 전 서울서부지검장 등이 그의 대학 동기다.

그는 사법연수원 23기다. 문무일 검찰총장보다 나이는 한 살 많지만 연수원 5년 후배다. 후배나 동기가 검찰총장에 임명되면 선배나 동기인 검사들이 옷을 벗는 검찰 관행에 비춰볼 때 상당수 검찰 간부가 사퇴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외부 개방직인 대검 감찰본부장을 제외한 검사장급 이상 간부 40명 가운데 윤 후보자와 연수원 동기이거나 선배인 이들(19~23기)은 31명이다. 윤 후보자보다 선배가 21명이고, 동기는 윤 후보자를 포함해 10명이다. 검찰 주변에선 "절반 이상은 옷을 벗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 후보자와 함께 총장 후보로 추천됐던 이금로 수원고검장(20기)은 조만간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현직 고검장도 "그동안 총장보다 선배인 검찰 간부가 남아 있는 경우는 없었다"며 사퇴 의사를 내비쳤다. 한 현직 지검장은 "청와대가 정권 입맛에 맞는 사람만 남기려 한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최근 송인택 울산지검장, 윤웅걸 전주지검장 등 고위 간부들은 현 정부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대부분 윤 후보자보다 검찰 선배였다. 이 때문에 현 정권이 검찰을 '내 편 인사'로 채우면서 주류 세력을 교체하려고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는 관측도 있다.

반면 윤 후보자 동기인 고위 간부 9명 중 일부는 검찰에 남을 것이란 말도 나온다. 과거에도 총장과 동기인 간부들이 조직에 남은 경우가 있었다. 2005년 김종빈 검찰총장이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권 발동'에 반발해 사퇴한 뒤 정상명 총장이 후임으로 임명됐을 때였다. 당시 정 총장 동기인 임승관·이종백·안대희 전 고검장이 조직에 남았다. 한 검찰 간부는 "윤 후보자가 일부 동기에게 '남아서 도와달라'고 하고 있고, 그 말에 따를 동기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