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총선 때까지 체감하는 경제 성과를 내지 못하면 그 이후 국정 운영은 큰 장애에 봉착할 겁니다."

'J노믹스'라 불리는 현 정부 경제정책의 설계자이자 집행자인 김상조〈사진〉 공정거래위원장은 마이너스 성장률(올해 1분기)까지 기록한 현재의 경제 상황에 대해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으며, 하루하루 긴장감 속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성과의 가장 중요한 바로미터는 소득과 일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취임한 김 위원장을 최근 만나 지난 2년간의 J노믹스 실험에 대한 평가와 과제를 들어봤다. 그는 "경제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는 세간의 지적에 상당 부분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국민 체감 성과 측면에서는 정부에서 일하는 사람들 스스로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이에 대해 반성하고 분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현 경제 상황을) 실패라고 하거나 위기라고 단정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일부 성과가 분명 있었고,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를 통한 방향 설정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확신과 자부심이 있다"고 했다. 소득 주도 성장 등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실험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김 위원장은 지난 2년간의 경제정책 총평을 묻자, "대학교 성적으로 말하면 솔직히 A학점을 기대했는데, 평균 수준이라 할 수 있는 B제로(0)"라며 "하지만 여기에서 더 나빠진다면 C나 D로 떨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재벌 2~3세 경영과 관련해선, 김 위원장은 "5대 그룹의 경우 후계자들이 과거 절대권력을 휘두르는 리더십에서 벗어나 내부 역량을 모으고 외부와 소통하는 코디네이터(조정자)로서 역량을 서서히 갖춰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