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가 ‘정보기술(IT) 공룡’의 뉴스시장 잠식을 바로잡기 위해 반(反)독점법을 앞세운 규제를 모색하기 위해 11일(현지 시각) 청문회를 열었다. 지난 10여년간 페이스북과 구글 등이 온라인 광고 시장을 지배했지만 관련 규제는 느슨했다. 여기에 미 의회가 처음으로 칼을 빼든 것이다.

이날 AP와 AFP 등에 따르면 하원 법사위원회 산하 반독점 소위가 신문업계와 IT 업계 대표들을 부른 가운데 청문회를 개최했다.

청문회는 IT 대기업에 대해 미 신문업계가 제기하는 우려에 초점을 맞췄다. 신문업계는 페이스북·구글 등 IT 기업이 온라인 광고 시장을 지배하는 탓에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신문업계 단체인 뉴스 미디어 얼라이언스는 이날 청문회에서 IT 대기업에 대항할 수 있는 권한을 주문했다. 이 단체는 미 신문협회 후신으로, 회원가 2000여개를 두고 있다.

미 당국이 구글과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에 대한 반독점 조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뉴스 미디어 얼라이언스의 데이비드 섀번 회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사실상 몇몇 지배적 플랫폼이 디지털 뉴스 산업의 규제당국 행사를 하고 있다. 그 결과 신문사의 매출을 (그들이) 빨아먹고 있다"고 했다.

그는 기업 강제 분할보다 미 신문업계가 IT 대기업과 잘 경쟁할 수 있게 의회가 예외를 두는 법안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회가 논의하는 ‘저널리즘 경쟁.보호법안’을 "혁신적이며 시장 지향적인 해법"이라고 치켜세웠다. 일부 정치권에서는 IT 공룡의 뉴스 시장 잠식 해법으로 독점기업 분할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IT 기업의 이익 단체인 컴퓨터·통신산업협회의 매트 슈루어 부회장은 반독점법 예외가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인터넷이 등장하기 이전 언론사는 라디오와 방송사 등 경쟁자를 상대할 수 있는 예외를 허용받았지만 작동되지 않았다면서 결국에 독자의 선택을 제한했다고 강조했다.

구글의 뉴스 담당 부사장인 리처드 그린개스는 청문회에 즈음한 성명에서 "자사는 오랜 기간 언론업계에 협조적"이었다면서 "유익한 기술과 광고 파트너가 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청문회를 이끈 데이비드 시실린 반독점 소위위원장은 신문사가 IT 대기업과 광고 수익을 나누는 협상에서 단체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반독점법에 예외를 두는 법안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다만 이는 장기적 처방은 아니라고 했다.

앞서 시실린 위원장은 페이스북과 구글, 아마존, 애플 등으로 ‘독점 기업’이라고 지칭했다. 그는 신문업계에서 해고가 급격히 증가하는 이유로 이들이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지배적 위치를 차지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이 신문사를 경제적으로 어렵게 했다는 것이다. 또 이들이 반독점법 영향을 사실상 거의 받지 않고 운영됐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미 법무부와 연방무역위원회(ITC)는 페이스북과 구글, 애플, 아마존 등 IT 공룡에 대해서 반독점 조사를 모색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유럽연합(EU)가 IT 대기업이 독점하고 있다며 이들에 막대한 과징금을 부과한 것에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