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사고가 발생하기 전 헝가리 당국이 다뉴브강 선박 교통량이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는 경고를 무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박량이 많아 사고 위험이 높다는 보고서까지 나왔지만 관광산업이 큰 수입원이었던 헝가리 당국이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11일(현지 시각) NYT가 보도했다.

NYT는 부다페스트시가 최소 보고서 두건에서 다뉴브강에 있는 선박 수가 지나치게 많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부다페스트시가 의뢰해 작성된 2013년 연구보고서는 유람선 수가 크게 늘면서 다뉴브강 물길이 혼잡해져 우려되는 상황이 여러 번 있었다고 경고했다.

올해 부다페스트 교통 당국이 작성한 연구보고서도 다뉴브강을 오가는 관광 유람선과 다른 선박 간 더 많은 협력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는 국제 크루즈선과 지역 유람선 간 소통이 부족한 점이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는 말이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참사 ‘허블레아니호’ 선체 인양 작업이 시작된 2019년 6월 11일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아래 인양현장에서 인양되고 있는 허블레아니호의 선체 가운데 부분에 균열이 보인다.

그러나 헝가리 당국은 다뉴브강을 오가는 선박 수를 통제하지 않았다. 관광 산업이 큰 수입원이 되자 헝가리 중앙 정부와 시 당국은 보고서를 보고 위험을 알았으면서도 이 경고를 무시한 것이다.

1990년부터 2010년까지 부다페스트 시장을 지낸 가보르 뎀스키는 "시 공무원이 다뉴브강 선박 통행량이 너무 많아 사고 위험이 높다는 경고를 받았다. 그러나 대응하지 못했다. 매우 수익성이 좋은 사업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NYT는 "원인은 아직 조사 중이지만 이번 사고는 관광이 주요 수입원이 된 시·국가가 안전 문제보다 정치적 계산과 이윤을 더 중요하게 추구한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투명성기구 헝가리 지부의 한 관계자는 "수익적 측면만 고려한 채 유람선 수가 늘면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문가 경고가 무시됐는지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헝가리 관광청은 대형 선박 항해에 관한 안전 규정을 초함해 다뉴브강에 관한 모든 국제 규정을 준수했다는 입장이다.

발원지인 독일을 비롯해 유럽 10개국을 거쳐 흑해로 흘러 들어가는 2896㎞ 길이의 다뉴브강은 최근 들어 헝가리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선박 통행량이 급증했다. 지난해 4월 공개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주관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오스트리아 국경 지역에서 측정된 다뉴브강 통행량은 2002년과 2017년 사이 89%나 늘었다. 특히 강을 이용하는 크루즈선 수는 2004년과 2017년 사이 배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