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30주년을 맞아 미국 정부가 ‘인권을 존중하라’고 한 데 대해 격한 반응을 내놨다.

미 워싱턴 DC 주재 중국 대사관은 4일 성명을 내고 "중국의 인권 실태는 사상 최고 수준"이라며 "중국은 세계 인권에 크게 기여했으며 이는 선입견 없는 사람들은 모두 인정하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중국과 전 세계의 평화적인 (경제) 발전과 인권의 신장에 헌신하고 있다" "중국의 인권은 가장 좋은 시기를 맞이했다"고도 했다.

'톈안먼 사태' 30주년을 하루 앞둔 2019년 6월 3일 마오쩌둥의 사진이 걸린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 우산을 쓴 사복 경찰이 줄지어 배치된 가운데 광장 기둥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가 주변을 찍고 있다.

주미 중국 대사관의 성명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전날 발표한 성명에 대해 대사관이 반박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톈안먼 사태 30주년을 맞아 "미국은 중국의 인권 상황 개선에 대한 희망을 잃었다"며 "톈안먼 사태로 인한 희생자 수를 밝혀라"라고 중국 정부에 촉구했다.

중국 대사관은 성명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에 대해 "편견과 오만에서 나왔다"며 "중국 국민을 가르치려 하고 괴롭히는 이들은 누구라도 결국 역사 속에 잿더미가 될 것"이라고 했다. 또 폼페이오 장관이 인권이라는 명분을 이용해 중국 내정에 극도로 간섭하고 체제를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대사관은 "이는 중국 국민에 대한 모욕이고 국제법과 국제관계를 유지하는 기본 규범에 대한 심각한 위반"이라며 "중국 측은 이에 대해 강한 불만과 확고한 반대 입장을 표명한다"고 했다.

톈안먼 사태는 1989년 6월 4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던 대학생과 시민들을 중국 정부가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해 무자비하게 유혈 진압한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