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현지 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바로 아래에는 헝가리 군함이 정박해 있었다. 헝가리 잠수사들이 군함에 수시로 오르내리며 입수할 준비를 했다. 옆에는 침몰 지점을 표시한 부표가 떠 있었다. 부표 6m 아래에는 지난 29일 한국인 33명이 탔다가 침몰한 '허블레아니'호가 가라앉아 있었다.

머르기트 다리에서 하류 방향으로 300m쯤 떨어진 곳에는 대형 크레인이 설치된 바지선이 보였다. 지난 30일(현지 시각) 오후부터 대기 중이었다.

생존자들에 따르면 허블레아니호 사고 당시 한국인 33명 중 10여명은 선실 내에 있었다. 인양을 위해선 잠수사들이 물속으로 내려가 허블레아니호 선체에 체인을 감는 작업이 필요하다. 하지만 나흘 넘게 내린 폭우로 강 수위가 6m까지 높아졌다. 유속도 시속 15㎞ 수준으로 매우 빨라 현지 잠수사들이 물속으로 들어가는 데 애를 먹고 있었다.

로프를 어렵게 연결한다고 해도 유속이 빠르면 인양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크레인으로 선체를 들어 올릴 때 선체가 파손되거나 유실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건조한 지 70년 된 목재 선박인 허블레아니호가 인양 과정에서 가해지는 압력을 버틸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헝가리 구조 당국은 물속에 잠긴 길이 27m, 폭 5m 크기의 허블레아니호의 무게가 60t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거센 물살에 당초 48시간 정도로 예상됐던 인양 작업이 길어질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현지 민간 잠수 업체 '다이빙 아일랜드'의 관계자는 헝가리 방송 M1 인터뷰에서 "선박을 인양하는 데는 며칠 또는 일주일이 걸릴 수도 있다"고 했다.

이날 오전 헝가리에 도착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페테르 시야르토 헝가리 외교장관과 기자회견을 열고 "헝가리 측에 조속한 선체 인양과 시신 유실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인접 국가와 협조해 수색 범위를 확대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