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부다페스트를 관광 중이던 조성윤(37)씨는 사고 당시 '허블레아니'호 뒤쪽에 있던 다른 유람선에 타고 있었다. 조씨는 "기름통이나 물에 뜬 물건을 붙잡고 살려 달라고 소리치는 사람들이 있었다"며 "사람들은 떠내려가는데 유속이 빠르고 강이 어두워 못 구해냈다"고 했다. 조씨는 "시야에 들어온 배가 열 척은 될 만큼 운항 중인 배가 많았고, 서로 간격이 좁았다"며 "강이 배로 가득 차 그 사이로 피해 다니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조씨가 탄 배에도 한국인 관광객이 25명 타고 있었다. 사고가 나자 선원들은 가이드에게 "앞에서 침몰 사고가 났다. 우리도 빨리 배에서 내려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생존자들은 "사고를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사고 당시 2층 갑판에는 관광객 약 20명이 사진을 찍거나 배에서 내리려고 준비하고 있었고, 나머지 10여명은 1층 선실에 모여 있었다고 한다. 사고가 나자 갑판에 있던 사람들은 물에 빠졌다.

생존자 7명 중 1명인 윤모(32)씨는 사고 직후 한국에 있는 아버지(57)에게 전화해 "충돌할 때 슬로 모션처럼 배(바이킹 시긴호)가 와서 '어, 저게 왜 와'라고 말했는데 갑자기 '쿵' 하면서 배가 뒤집어졌다"고 말했다.

윤씨 아버지는 30일 언론 인터뷰에서 "딸이 전화로 '죽는 줄 알았는데 살아났다. 물도 먹고 수영하면서 허우적댔는데 조그마한 배가 와서 구해줬다'더라"고 했다. 윤씨의 어머니 김모(55)씨도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다. 수영을 못 하던 김씨는 배에 매달려 있다가 손에 힘이 빠져 물살에 떠밀려갔다. 그러다 우연히 구명 튜브를 손에 잡았고 이후 구조됐다. 퇴직 공무원 안모(61)씨도 강물에 떠내려갔지만 물병을 잡고 구조대가 올 때까지 버텨 목숨을 건졌다.

또 다른 생존자 정모(여·31)씨는 헝가리 현지에서 기자와 만나 "큰 크루즈선이 접근하는 걸 봤지만 설마 그대로 우리 배를 들이받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정씨는 세 살 터울 남동생과 단둘이 여행을 갔다가 혼자 구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