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근로자 3명이 숨진 한화 대전공장 폭발 사고 원인은 정전기에 의한 화약 폭발이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분석 결과가 24일 나왔다.

대전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따르면 이날 국과수는 한화 대전공장 폭발 모의실험 결과, 로켓 추진체 내 추진제(화약)의 알루미늄 코어를 빼내는 과정에서 추진체 하단에 남아있던 정전기로 스파크가 발생해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 2월 14일 폭발 사고가 발생한 대전 한화공장에서 119구급차가 줄지어 나오고 있다.

국과수는 사고 당시 추진체 내 정전기가 외부로 빠져나가지 못한 것으로 봤다. 경찰 관계자는 "추진체 내 정전기 관리가 소홀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정전기를 밖으로 빼내는 시설이 없었거나 갖춰져 있더라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경찰은 이 정전기가 사람이 발생시킨 건 아니라고 보고 있다.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사고 당시 현장 작업자들이 정전기 방지 성능을 갖춘 복장을 입고 작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아울러 작업자들이 이형기계(유압실린더)를 로켓 추진체와 연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마찰열도 이번 폭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경찰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한 공장 관계자 8명을 상대로 추진체 내 정전기 관리 수칙을 제대로 지켰는지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한화 대전공장 폭발사고는 지난 2월 14일 오전 8시 42분쯤 발생했다. 당시 사고로 공장에서 작업 중이던 김모(32)씨 등 직원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앞서 지난해 5월 29일에도 대전사업장 51동 추진체 생산라인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나 김모(33)씨 등 5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당시 국과수는 로켓 충전설비 밸브에 가해진 충격으로 폭발이 발생했다는 감정서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