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지역 아이들은 정서적 어려움만 많이 겪는 게 아니었다. 본지가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보건복지부 2016~2018년 통계를 분석한 결과, 제주(14.9%), 경북(12.4%), 전북(12.3%), 전남(12.0%) 부산·충남(각각 11.9%)이 비만율이 가장 높은 광역단체 1~5위를 차지했다. 대도시인 부산을 제외하면 전부 농어촌 지역이다.

비만율이 올라가는 것 그 자체는 전국적인 현상이었다. 강원도(11.7%→11.5%)를 제외한 모든 지역이 대도시건 농어촌이건 상관없이 최근 2년간 비만율이 크건 적건 올라갔다. 비만율이 특히 높은 지역이 농어촌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 문제였다. '농어촌 아이들이 스트레스도 덜하고 순박하다'는 고정관념과 달리, 실제로는 농어촌 아이들이 되레 대도시 아이들보다 식생활과 생활 습관이 불규칙하고 건강하지 않다는 것이다.

비만율이 얼마나 올라갔느냐는 지역에 따라 편차가 컸다. 전북의 경우 2년 새 비만율이 4.1%포인트나 뛰었다(8.2%→12.3%). 제주(12.0%→14.9%)와 부산(9.2%→11.9%)이 뒤를 이었다. 반면 서울(1.0%포인트)과 세종·경남(각각 1.3%포인트)은 비만율이 올라가는 속도가 전국 평균(1.7%포인트)보다 완만했다.

연령별로 보면, 비만율이 가장 크게 올라가는 학년이 고3 때였다. 고3 비만율은 2016년 10.4%에서 2018년 13.2%로 2.8%포인트 올라갔다. 2년 전만 해도 고3 열 명 중 한 명이 비만이었는데, 이젠 여덟 명에 한 명이 비만이란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