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출범 2년간의 경제 성과를 평가하는 자료를 내놓고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자평했다. 경제성장률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고, 수출 규모도 6000억달러를 돌파했다며 "경제 패러다임 전환의 성과가 나타났다"고 했다. 지난해 '30-50클럽'(1인당 소득 3만달러, 인구 5000만명 이상)에 세계 일곱째로 가입했다는 점도 내세웠다.

경제성장률이 양호하다는 평가부터 오류다. 아직 더 성장해야 할 한국 경제를 소득 4만~5만달러의 성숙 경제에 접어든 G7 선진국과 비교할 수 없다. 지난해 성장률 2.7%는 잠재성장률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고, 우리보다 2배 더 잘사는 미국(2.9%)에도 못 미쳤다. 소득 3만달러 달성이 이 정부의 성과라고 할 수도 없다. 2017년 정권 교체기에 이미 3만달러에 근접해 작년엔 자동으로 3만달러에 도달하게 돼 있었다. 수출도 이 정부가 출범한 2017년에 이미 5700억달러를 넘은 데다 유례없는 반도체 초호황이 이어져 6000억달러 돌파는 기정사실이나 다름없었다. 무엇 하나 이 정부가 잘해서 이룬 것 없이 무임승차하고선 공치사를 한다.

그러면서 올 1분기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나, 수출·투자·소비 등이 몇 년, 몇 십 년 만의 최악으로 추락한 것은 언급하지 않았다. 최저임금 과속 인상으로 고용 참사가 벌어지고 청년 체감 실업률이 통계 작성 후 최악으로 치솟았으며, 경제의 주축인 30·40대 일자리가 무더기로 사라진 것에 대해서도 입을 다물었다. 가난한 사람일수록 더 가난해지는 역설이 벌어진 것, 소득 격차가 13년 만의 최악으로 심화된 것, 폐업한 자영업자가 연간 100만명을 넘어설 만큼 서민 경제가 무너졌다는 것도 빼놓았다. 비상등이 곳곳에서 켜지고 있는데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니 어느 나라 얘기인가.

지금 경제의 실상은 현장에서 체감하는 국민이 정확하게 말해주고 있다. 조선일보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9%가 2년 전보다 살림살이가 더 나빠졌다고 했고, 그중에서도 자영업자는 무려 82%가 더 먹고살기 힘들어졌다고 응답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선 소상공인 3명 중 1명이 장사가 안돼 휴·폐업을 고민했었다고 답했다. 경제학자 100명 중 84명이 경제 상황을 '위기 혹은 위기 직전'이라고 진단했다는 조사도 있다. 정부만 경제가 양호하다고 하니 바로잡을 생각도 하지 않을 것이다. 답답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