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빅뱅' 출신 이승현(29·예명 승리)씨와 동업자인 유모(34)씨에 대해 서울경찰청이 8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외국인 지인들에게 성매매를 알선해주고, 투자했던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 자금을 횡령한 혐의다.

경찰 관계자는 "승리와 유씨는 죄가 중대하고 수사 과정에서 증거인멸 정황도 포착돼 구속영장을 신청하게 됐다"고 했다. 혐의 가운데 성매매 알선에 대해서는 입증을 자신하고 있다. 2015년 12월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사업가 일행에게 2박3일에 걸쳐 성매매 여성을 보내 준 혐의다. 경찰 조사에서 유씨와 성매매 여성들은 혐의를 시인했지만 승리는 "호텔비 3000만원만 결제했을 뿐 성매매는 몰랐다"고 했다. 하지만 경찰은 승리가 2박3일 동안 모든 일정을 동행했고, 성매매가 이뤄진 서울 용산구 H호텔에 함께 투숙했던 사실도 확인했다고 한다. 2017년 승리가 필리핀 팔라완에서 자신의 생일 파티를 열면서 성 접대를 했다는 의혹은 이번 영장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전문적으로 성매매 알선을 하는 포주에 대해서도 법원이 구속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경찰이 이날 영장을 신청하면서 5억3000만원가량을 횡령한 혐의를 포함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경찰은 버닝썬 투자자였던 두 사람이 다른 주주들과 공모해 결산 절차도 거치지 않고 이익을 선(先)배당 받고, 버닝썬의 중국 진출에 대한 컨설팅을 받는 등의 명목으로 버닝썬의 자금을 빼돌렸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승리 측 변호인은 본지 통화에서 "버닝썬 회계에 대해서는 보고받은 일이 없고, 컨설팅비 등은 정당한 용역의 대가였다"며 "경찰이 무리하게 횡령 혐의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승리 측은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 직후 70여 페이지 분량의 반박 자료를 검찰에 제출했다.

승리와 유씨는 영장에 기재된 혐의 이외에도 클럽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승리는 총 18차례에 걸쳐 경찰 조사를 받았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이날 그룹 'FT아일랜드' 출신 최종훈(29)씨에 대해 특수준강간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승리, 유씨, 가수 정준영(30·구속)씨 등이 있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참여자인 최씨는 2016년 술을 마신 후 여성을 집단 성폭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